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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월 Oct 10. 2019

(넷플릭스 추천) 아메리칸 팩토리

중립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중국과 미국의 문화 충돌!

넷플릭스의 장점 중 하나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워낙 많아서 드라마나 영화에 살짝 지치시거나, 권태기가 왔을 때 다큐멘터리 한편씩 보면 색다르고 재밌다.

최근 핫한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를 지난주에 보았다. 보면서 계속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막 이야기가 하고 싶어 졌다.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나는 내가 듣거나 본 것 들 중 막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 지게 만든 작품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즐기고 끝이 아니라 계속 확장해 나아가고 싶게 만든 작품이 관객들 또는 청취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메리칸 팩토리 예고편 영상

아메리칸 팩토리가 핫해진 이유 중 하나는 오바마 커플이 선택한 다큐멘터리라는 것으로 먼저 유명세를 탔다.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후 부인과 함께 설립한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이라는 콘텐츠 제작사가 제일 처음 투자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사람들의 궁금증을 더 자아낸 측면이 있다.

오마바 부부와 감독들의 모습 (출처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해보면, GM공장이 문을 닫은 미국 오하이오 주에 중국기업 푸야오 유리공장이 새로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008년 GM공장이 문을 닫는 것이 결정되고, 마지막 공장을 돌리는 모습이 영상 앞 부문에 나온다. 이들의 이후 모습을 아는 이가 보는 입장에서 너무나도 암울하고 우울한 모습이다.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나면, 10분짜리 오바마 부부와 감독들의 대화가 나오는데, 감독분들이 GM공장이 문을 닫을 때 이것은 중요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때 영상을 찍어두었다고 한다. 창작자의 감(?)은 대단한 것 같다. 이야기 큰 골짜기는 중국기업이 미국이라는 대륙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오는 중국과 미국의 문화 갈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이 문화 갈등이라고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가장 큰 갈등은 노조 설립의 문제에서 대두되는데, 보는 내내 뭐가 맞는 걸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당연한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생산성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공장을 오너 입장에서 계속 가동할 이유가 있을까? 노동자의 권리만 주장하다가 공장이 다시 문을 닫게 되면 저 노동자들은 또 길을 잃게 될 텐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다가. 푸야오 회장이 자신의 전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회장 자신이 이익을 조금만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어떻게 보면 아주 순진한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푸야오 공장 오픈 행사 모습 (출처: 넷플릭스)

중간중간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는데, 한 가지 놀라웠던 부문은 미국 슈퍼바이저급 몇 명이 중국 공장으로 초청을 받아서 푸야오 공장 설립 기념식(?) 행사를 즐기는데 부문이다. 이 행사장의 모습을 보고 미국 노동자 한분이 감동해서 우는 모습이 나온다. 나는 그 행사장 모습이 너무나도 불편했었다. 모든 직원들, 심지어 가족(어린이 포함)들까지 동원되어 무대에서 회사를 찬양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에 중국기업이 저 정도인 건가? 하면서 놀라웠는데, 그 모습에 감격한 미국인이라니...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건지?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을 주목해서 보시기를...

이들의 표정이 희망에서 다시 절망으로 바뀌고, 또다시 희망을 가져보았다가 다시 절망으로 빠지면서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나오면서 점점 표정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중국에서 온 노동자에게는 감정 또는 표정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이들은 그저 공장의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로봇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점차 노동자들이 갈 곳을 잃어가는 이 시점에, 노동자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어디서 얻을 수 있으며,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속 노동자의 모습 (출처 : 넷플릿스)


이 다큐멘터리는 전반적으로 건조하며, 가치판단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장면에 대한 해석이 다 다르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위에서 말했듯이 이 다큐를 본 사람들과 이야기가 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이 다큐가 어떻게 보면 잔잔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고,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거야?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노동시장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무엇이 옳고 그른 걸까요?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다 보고 나면 마음 한편이 씁쓸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다큐멘터리로, 많은 이들이 보고 이야기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 보고 나서 10분짜리 오바마 부부와 감독들의 대화도 꼭 보시기를 권유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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