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OO맘’으로 태어나고 싶다.”
(OO맘 :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를 일컫는 말. ex:위례맘, 김포맘, 김해맘)
우리 동네 아저씨들의 소원이라고 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라는 자리의 부담감,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회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버거운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사회생활의 고단함. 이 모든 것이 섞여서 그것에서 벗어난 이 동네 전업주부인 우리, 흔히 OO맘이라고 불리는 여자들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는 것이겠지만. 이 말에는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사는 한가한 여자들, 자기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 여자들, 인터넷 맘 카페에 댓글이나 다는 여자들’이라는 조롱 섞인 비하가 살포시 섞여 있다는 것을, 우리 OO맘들도 안다.
신혼 초, 서울 사는 친구가 이곳에 놀러 왔었다. 오전 11시 즈음 브런치를 먹으러 갔었다. 친구는 그 시간에 아줌마들로 꽉 찬, 식당 만석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야, 여기 뭐야...? 아줌마들... 다들 회사 안 다녀? 너도 이제 이렇게 살게 되는 거야? 다들 엄청 결혼 잘했네. 팔자 좋다야.”
그래... 나도 아줌마만 되면 브런치를 먹을 수 있을 줄 알았지. 동네 아줌마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맛집을 돌아다니며 수다나 떨고. 진정 내 팔자도 피는 건가. 그러나 그 브런치는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단, 어떻게 해서라도 삼삼오오 아줌마 그룹에 속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아줌마 그룹에 소속되기’
한 동네에서 애들 키우는 엄마들끼리 자연스럽게 친해지리라 예상했었다. 그래서 정착 초기에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던 ‘사람을 사귀는 일’이 '내겐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곳 생활 7년 차. 이제는 제법 신도시 아줌마인 나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을 사귀는 일이 가장 어렵다.
‘아저씨들. 그래도 당신네들은 회사 가면 동료들이랑 밥은 같이 먹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