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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현철 Mar 01. 2024

우리 아이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학기 불안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현실 조언

2024년 3월이 되었습니다. 3월이 되면 새 학기가 시작되지요. 새로운 출발은 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올 한 해 있어질 많은 일들을 기대하게 되고 또 우리 자녀의 성장도 마찬가지, 어떤 선생님과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며 한 해를 보내게 될까? 궁금하시죠. 새 하얀 우리 아이의 2024년 노트에  무슨 색, 어떤 무늬로 그림이 그려질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 설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조금 특별한 우리의 보통아이들(특별한 보통 아이들에 대한 명칭은 포코 아 포코의 제1장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은 설렘과 기대만큼이나 불안과 염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학교급을 달리하는 신입생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지요.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게 힘든 아이들도 분명 있으니까요.


분명한 것은 염려만으로는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가 염려함으로 키를 한 자라도 자라게 할 수 있더냐”  (누가복음 12장 25절에서 인용함) 맞습니다. 염려는 마음을 불안하게만 만들 뿐 해결에는 1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은 아이들의 개학을 준비하는 부모님들을 위한 몇 가지 부탁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제가 현직에 있다 보니 자칫 교사의 입장에서 부모님들께 어떤 강요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이 글에 대한 감수는 교사가 아닌 분께 받았으니 고정관념은 내려놓으시고 칼럼을 읽어주시길 먼저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는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교실을 지향하고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를 적극 지지한답니다.


먼저 담임교사에 관한 조언입니다. 지금쯤은 새 담임교사의 인사는 다 받으셨지요? 특수학교의 경우 개학일의 일정과 등하교에 대한 확인, 치료수업 일정, 자녀에 대한 특성 등을 확인하고자 2월의 마지막 주에 전화상담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이 자리에서 담임교사의 인사와 소개를 받으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로 ‘저는 올해 몇 년 차 특수교사이며, 자녀와는 어떠어떠한 인연이 있습니다’ 방식입니다. 인연이라고 하니 거창하지만 작년에 교과 수업을 들어가서 00을 조금 압니다라거나 아니면 제가 올해 학교를 옮겨 00은 처음 봅니다 이런 정도겠지요.


새 담임선생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새 담임선생님에 대한 첫인상 어떠셨나요? 제가 작년에 수행한 연구에서 학부모님들은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마치 복권에 당첨되는 것 같다는 인터뷰가 기억이 납니다. 아이의 한 해가 어떤 담임 선생님(특수교사)을 만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되기 때문이겠지요. 마치 헬렌켈러를 키워낸 설리반 같은 선생님말입니다. 또는 아이의 어려운 행동을 보고 단번에 문제를 꼬집어 내어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오은영 박사 같은 분일지도요.


혹 어떤 분들은 새 담임의 연락을 받고 기뻐했지만 다른 분들은 걱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저의 대답은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걱정하지도’ 마시라는 겁니다. 분명 담임교사의 성향에 따라 교육활동의 모습이 확연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다름일 뿐입니다. 아이의 인생 도화지에 한 색만 칠해진다면 그건 너무 단조로운 그림에 그치게 될 것입니다. (분명 아이가 좋아하는 색이 있다고 해도 말입니다) 좋아하는 색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이 어울린다면 그 그림이 더 멋지고 독창적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 어떤 특수교사도 아이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한 해동안 내 아이를 가장 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지원자, 그 사람이 바로 우리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세요.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는 칭찬으로 선생님을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특수교사가 설리반이고 오은영일 수는 없지만, 내 아이에게 잊을 수 없는 선생님이 되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지금 이 학급과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를 누구보다 가장 고민하고 있으실 선생님을 믿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릴 것은 목표를 분명히 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든 목표가 없으면 흐지부지 되기 쉽습니다. 앞 장에서 우리 선생님을 믿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믿음은 ‘선생님이 알아서 잘해주실 거야’하고 짐을 내려놓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선생님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라는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협력의 태도가 감시 감독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 초점입니다.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

우리의 인생은 결코 단절적이지 않습니다. 1년을 주기로 반복되지만 지난 1년과 다가올 1년은 연속선상에 존재하지요. 그래서 목표가 중요합니다. 올 한 해는 그냥 쉬어가는 해, 1년은 버리자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결과로 지금의 아이가 있으며 올해의 결과로 내년 이후의 아이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올 한 해 아이가 이루었으면 하는 목표를 정해주세요.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선생님은 협의된 그 목표를 위해 1년의 시간을 아이에 맞춰 디자인하실 것입니다. (학부모 상담 및 개별화지원팀협의회에 대한 내용은 추가로 작성해서 공유할 예정입니다.)


“저는 잘 모르니까요. 선생님이 알아서 잘해주세요”라는 부모님들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부모님 입장에서는 선생님을 배려하고 순종하겠다는 뜻일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부모님들 반갑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무책임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통시적입니다. 아이의 인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은 부모님이십니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학교급에 따라 아이의 인생에 대한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인생의 그림 가운데 올해는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 지 담임 선생님과 의논하시기 바랍니다. 선생님과 이야기가 잘 되신다면 올 한 해 목표뿐만 아니고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아이에 대한 장기 계획에 대해서도 함께 상담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아이에 대한 특성을 정확하게 학교에 전달하기입니다. 특수학교에서 자체 진학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선생님과 아이들의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를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직접 담임을 해보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특성을 제대로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신규이시거나 타교 전입이시면 더욱 그러하고요. 물론 학교에서 전달되는 생활기록부, 행동특성에 대한 인수인계서가 있기는 하지만 그 또한 아이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아이의 장점,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세요.

특별한 주의사항이 있는 경우는 필수이고요. 복용하는 약이라던지, 일과와 관련된 정보도 마찬가지. 활동보조 선생님이 등하교의 일부를 지원한다면 그러한 정보도 필수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부분 전달사항과 메모가 주의사항, 어려운 행동에 집중되어 있기 쉽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3월 학급을 특색 있고 즐겁게 꾸려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잘하는 것에 대한 전달이 중요합니다.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모님이 관찰한 내용이면 최고죠.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과 음식, 그리고 집에서 소통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학교에 알려주시면 선생님이 정말 고맙게 여기실 거예요.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와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한 활기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은 최고의 문제해결 도구

신학기를 준비하는 학부모님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드렸는데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부탁드리자면 이러한 정보전달과 소통이 학기 초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알림장, 하이클래스, 카카오톡, 밴드 등 다양한 형태로 학교와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소통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입니다. 올 한 해 담임 선생님과 활발히 소통하시고 이해하시고 존중하시면서 아이를 위한 최고의 한 해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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