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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day Feb 02. 2021

공익연계마케팅(CRM)의 전제는 ‘진정성’

공익마케팅과 공익캠페인이야기


착한 소비, 가치소비, 기업의 착한 캠페인, 공익연계 마케팅, 공익 캠페인… 등



기업이 스스로 비용을 들여 대중매체에 공익활동을 광고하고 회사의 유익과 연계시키는 공익연계 마케팅( CRM : Cause-Related Marketing)은 기업 CSR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실무자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던 방법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요. 기업의 사회공헌을 마케팅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비전을 고객과 대중에게 알리고, 동시에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CRM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가 1983년 자유의 여신상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센트가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을 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캠페인의 결과, 실제로 아멕스 카드의 사용률은 28%나 증가하였고, 카드 신규 이용자는 17%나 증가하는 성공을 거두었죠. 이후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기업들은 기업이 하고 있는 공익사업과 사회공헌 활동을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하나의 경영전략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전략처럼 CRM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은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특정 공익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업의 기부활동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서,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기업의 노력을 마케팅을 통해 홍보하면서 기업의 선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러한 이미지에 호감을 느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마케팅으로 활용되어 기업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공익적 가치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과 같이  장시간에 걸쳐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실천 행동을 유발하는 캠페인성 활동도 있어요.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대중은 회사가 지향하는 공익에 참여하기도 하는 경우도 하죠.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공익연계 마케팅과 공익캠페인의 개념과 목적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필립 코틀러는 공익캠페인과 공익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습니다



-공익 캠페인 :  특정 사회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캠페인과 광고  
예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공익 마케팅 :기업의 특정 상품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특정 사회문제에 기부금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공익적 가치를 더하는 마케팅  
예시) TOMS의 One for One캠페인


성공적인 공익연계 마케팅/공익캠페인을 위해서는?


앞 선 다른 장들에서, TOMS 사례와 유한킴벌리 이외에도 다양한 CRM 성공사례들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CRM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성공요인이 있습니다.

(사회 가치의 당위성) 소비자 또는 고객과 소통하고 싶은 이슈 선정

첫 번째는, CRM이 추구하는 가치의 ‘당위성’입니다. 기업이 진행하는 CRM을 통해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대중들에게 설득력 있는 메시지와 논리로 마케팅이 되어야 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보편적으로 타당한 공익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대부분의 대중이 공감할 한 가치 (환경이슈, 저개발국가 이슈)와 연계될수록 캠페인의 당위성이 높아지고 대중을 쉽게 설득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공익 가치의 당위성에 대해 소비자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성공적인 마케팅이 되기 때문이지요. 즉, 기업과 대중 모두가 관심을 보일만한 사회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상품성) 둘째, 기업의 상품과 공익이 잘 연결되게 할 것 

CRM을 통해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시장과 타깃, 회사의 비즈니스 특성을 포함한 내부 및 외부 환경까지 잘 분석하여 기업의 상품(산업)과 공익이  잘 연계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토대로 기업의 전략이 실행될 때 고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과 상품의 가치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의 접점을 확인하고, 기업 이미지를 마음속에 각인시키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프로그램의 유형에 따른 마케팅 전략 선정과 적합한 세부 활동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선정된 공익, 프로그램, 세부 활동은 통일된 목적을 가지며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홍보 또한 필요한데 아무리 기업이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캠페인/마케팅의 본래 목적이 소실되어 버리기 때문이지요.


(지속성) 광고로만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해야 한다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30년이 넘게 동일한 메시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한킴벌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슬로건으로 기업의 공익캠페인이 브랜드 이미지가 된  케이스입니다. 사실 한 기업의 CSR 담당자로써, 하나의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리더십의 평가 혹은 대중의 반응에 의해, 단번에 혹은 몇 번에 의해 중지되는 경우가 다분합니다. 물론 CRM을 통해 좋은 일을 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CRM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광고로 끝나지 않고, 기업의 CSR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꾸준히 할 수 있는 테마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산성) 결국, CSR의 본질은 선한 영향력의  확산


사실 CRM 활동은 대부분의 기업 마케팅 예산으로 측정되어 있던 부분을 활용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비판도 종종 듣곤 합니다. 그럼에도 사회공헌사업을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될 때, 가장 큰 강점은 CRM만이 줄 수 있는 영향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18년도 대한민국 SNS에서 대유행처럼 번진 ‘모티바 핑크 챌린지’를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모티 마 핑크 챌린지’는 인체보형물을 제작하는 모티바 코리아에서 주최하는 캠페인으로 운동과 관련된 SNS 게시물을 참여자가 업로드하면서 다음 챌린지를 이어갈 지인들을 지목하는 캠페인입니다. 게시물 1개당 1만 원씩 주최 측인 ‘모티바 코리아’에서 대한 암협회 유 방부 문에 기부하게 되는 챌린지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에 연예인, 셀럽 등 많은 이들이 참여한 폭발적인 유행으로 번지기도 하였습니다.

캠페인을 참여하면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멋진 운동 사진을 뽐내면서,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유방암에 대한 이슈에 응원하고 공감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중들은 사실 ‘모티바’라는 기업도, ‘유방암’에 대한 어려움도 잘 알지 못했으나, 해당 캠페인을 통해, 유방암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연대’ 의식도 자연스레 갖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CRM은 당장의 기업의 이미지 개선이나 마케팅의 수단으로 그칠 수 있지만, 이를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기획함에 따라 연대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CSR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하여 지속가능 경영을 하기 위함에 있기에, 우리 CSR을 얼마나 잘 알리는지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특별히 최근 CRM 활동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MZ 세대의 소비 특징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착한 소비'인데, 착한 소비가 각광받는 현상에 따라 윤리적 가치라는 자산을 가진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 보호, 환경 보호 등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이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게 되면서, 오히려 기업에서 마케팅을 펼치기도 전에 소비자가 직접 착한 기업의 가치를 찾아 자발적으로 바이럴을 형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진정성) 그린워싱, Recovery 전략에 대한 오해

공익마케팅과  공익캠페인은  사회활동에 대한 이미지 브랜딩을 통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효과를 가지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된 후 Recovery 전략의 일환으로 이 활동을 생각하는 기업들의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CRM이 지향하는 이타적 본성을 다시금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녹색소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과도한 그린워싱이 문제가 되기도 하였죠.  사회공헌 실무자로서, 기업의 사황에 따라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 일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부정적 이슈를 더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시기에 따른 단계별 메시지 세분화 전략을 통해 공익적인 메시지를 사회에 먼저 확산하고, 기업을 서서히 드러내는 방법도 있겠지요.

  정리하자면, 공익연계 마케팅 공익캠페인 모두 명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활동의 효과는 감소하고 오히려 공익을 가장하여 기업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부정적 평가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 아무리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더라도, 기업의 가치와 캠페인이 전혀 무관 하다면 소비자와 대중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글로벌 기업 러쉬의 경우, 기업 자체가 환경 그리고 동물과 공존하다는 가치 하에 상품기획부터 판매 유통까지 이 가치에 절대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쉬의 환경캠페인은 러쉬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러쉬가 생산 또는 유통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했다면, 러쉬의 환경캠페인은 지금처럼 진정성 있는 캠페인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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