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다
"상부 인사들이 A 방안을 선호하니 이 방향으로 가야 해요.
"기술적으로 너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니 B 방안을 채택할 수 없습니다.
"A 방안이 아무래도 제품에서 눈에 띄니까 접근성이 좋아요. 새 기능을 알리기 최적이네요.
"B 방안은 그냥 나는 납득이 안 되어요.
어떤 디자이너가 제안한 작업물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쏟아진다. 디자이너는 요청에 맞게 디자인을 바꿔본다. 하지만 또 다른 견해와 요청이 들어온다. 혹평을 듣고는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힘을 내어 다시 출근을 한다. 반복되는 과정 속에 디자이너는 이 모든 것이 업무라는 것을 깨닫는다. 복잡다단한 견해들을 현명한 관점을 가지고 정제하는 것.
조금 성장했다. 모든 의견을 수용하려고 하기보다 목표에 합당한 견해를 수용하여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을 반드시 지켜내어야 하는지, 혹은 내려놓아야 할지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니 감정적 판단으로 자신을 소모하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따라서 디자인의 효율성과 창의성이 꽤 높아졌다.
위 디자이너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다.
내가 내 생각을 모르는데 남이 그걸 알 수 있을까
어렸던 나는 조급했었다. 아주 기가 막힌 디자인을 제안하는 나 자신을 기대하며, 조율 과정 없이 아주 순탄하게 나의 디자인이 제품에 반영되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내가 그린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니 자꾸 비난의 화살을 나에게 돌렸다. 열등감의 원인은 사실 자기 인식self-awarenes의 부재였다. 내가 내 생각과 마음을 너무 몰랐다. 이제 와서 깨닫는 사실은 자신의 내면을 알아가는 것은 지성인의 기초 작업이다. 그 생각의 기준으로 업무의 기준goal of product design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관점으로 유연하지만 안정적이게 동료들의 견해를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
내면의 힘을 기르면 관점을 기를 수 있다
나의 내면을 알면 나를 대하는 법을 알게 된다. 이걸 내면의 힘strong core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를 대하는 법을 익히면 타인을 대하는 법을 알게 된다. 이 경험이 쌓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긴다. 나의 관점에 타인의 시각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자신감이 생긴다.
몇 가지의 리서치에서 내면의 힘strong core과 리더십의 관계에 대한 힌트를 좀 더 얻을 수 있겠다.
•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있다고 검증된 리더들의 92%는 그들이 속한 팀 안에서 팀을 활기 있게 하며, 성과를 높인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What Makes a Leader? Daniel Goldman
• 조직 심리학자 Tasha Eurich는 5,000명을 대상으로 심리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대상 대부분이 '나는 자기 인식self-awareness'이 충분한 상태이다.'라고 답했으나, 심리검사 결과에서는 10-15%만이 자기 인식을 하고 있었다. What Self-awareness really is, Tasha Eurich
가장 효과적으로 자기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마음 챙김 meditation이다. 나는 최근 매일 아침, 짧게는 5분 정도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명상을 한다. 부담스러운 회의가 끝난 후에도, 하루 일과가 끝나고 5-10분 정도 온전히 숨쉬기에 집중해 본다. 이 짧은 활동을 통해 감성과 이성의 힘이 향상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물론 많은 논문과 연구에서도 보이는 결과이다. Mindfulness and it's impact on emotional intelligence, Cultivating mindfulness
매일 현명한 관점을 충전한다
때로는 나의 제안이 현명했더라도 합당한 피드백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다시 나의 자질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나의 실수를 지적한 누군가로 인해 속상하고, 발표하다 꼬여버린 나의 영어에 절망하는 시간 속에서도 소중한 나를 발견한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기로 한다. 미움과 억울함에 사로잡히는 대신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다. 오늘 저녁의 마음 챙김 명상이 그 이성의 끈을 부여잡게 해 준다. 현명함을 충전하고 가뿐하게 출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에세이는 이끄는 기술에 대한 워크숍을 다녀와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한 글의 일부이다.
프롤로그와, 영문 버전의 에세이에서 그 생각의 연장선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