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걸 좋아해서 요리를 좋아하는 건지, 요리를 좋아해서 먹는 걸 좋아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닭이 먼저 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리와 관련된 것이 많이 집적거렸습니다. 대학에서 요리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당시 식품 영양학과, 급식 영양과와 같은 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성적이 안돼서 모두 낙방했습니다.
수학과에 입학하고도 요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푸드 스타일링'에 도전할까 했습니다. 그 당시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처음으로 양성되던 시기였습니다. 돈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돈이 없는 게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이후에도 집에서 뭔가를 만들어 먹는 것을 즐겼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고 친구들을 위해 요리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도 요리가 좋아서, 요리 포스팅도 꽤 남겼습니다. 요리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하고, 에쎈 프로슈머라는 요리잡지의 서포터즈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 활동에서 만난 분들에게 요리 블로거의 고충을 듣고, 내려놨습니다.
그냥 즐기는 요리이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그 일들이 싫었던 걸까요. 사람을 초대하고 만들어 먹는 요리도 좋아했는데 코로나로 인해하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제가 만든 반찬을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즐거움으로 요리를 합니다. 물론 가족들이 잘 먹어주는 것도 너무 행복하지만요.
요리를 좋아하는 덕분에 늦은 밤 퇴근 한 남편을 위해 따뜻한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야식이나 맥주 한잔에 함께할 안주를 만들기도 합니다.
또 캠핑을 다녀와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루 종일 일을 하고 힘들 때도 저는 부엌에서 칼을 들고 요리를 합니다. 정말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