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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Nov 01. 2020

지금 니 모습 다 기억하려고. 그래서 새벽이다

[나를 찾는 루틴]"그때 더 안아줄걸" 이런 후회 안하려고

일하다 애 낳으러 휴직하면 휴직하는 순간부터 복직을 생각하게 된다.


'거 참 신기하지' 15개월이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닌데, 3kg 신생아가 10kg가량의 영아가 되는 시간. 누워서 팔다리만 꼼지락 하던 아기가 걷고 뛰고 떼도 쓸 줄 알게 되는 시간. 육아하기도 바빠 죽겠다면서 머릿속으로는 복직을 생각한다. 아니, 걱정한다. 걱정만 한다.


일도, 육아도 잘할 수 있을까?



일과 육아. 굳이 분리해서 생각하고 싶진 않았다.


마치 둘 다 잡아야 성공한 것 같고, 한 마리만 잡으면 그저 그런 것 같고, 한 마리도 못 잡으면 실패한 것 같잖아.


육아도 일이고, 직장에 나간다고 육아보다 쉽다고 말할 수 있나? 그리고 꼭 둘 다 잡아야 해? 그냥 같이 놀면 안 돼? 손에 안 넣어도 풀밭에서 뛰놀면 되잖아ㅠ


참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고 쓸데없는 고민이긴 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질문을 통해 답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가 잠든 동안, 하지만 내 에너지가 가장 넘치는 시간, 하루에 딱 2시간만 이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 쓰자. 나머지는 아이와 함께, 또 나머지는 일 하는데 열정을 쏟아붓자고 다짐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는 너무 빨리 커버리니까. 그리고 그 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 만 세 살이 되기 전까지, 평생 할 효도를 다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키워보니 알 것 같다. 내가 받아들인 해석은 이렇다.


아이가 커갈수록 자아가 생긴다. 자아가 생긴다는 건 자기 고집이, 자기주장이 생긴다는 것이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땐 떼를 쓰고 짜증을 낸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제 골치 아파진다. 이렇게 제대로 골치 아파지고 쉴 새 없이 짜증내고 미울 만큼 떼쓰기 전이 딱 만 세 살까지인듯하다.;;


그저 엄마 아빠가 전부이고, 엄마 아빠의 사랑을 스펀지처럼 쑥쑥 빨아들일 때, 그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는 것 마냥 한껏 웃어주는 시간 3년. 나머지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 수많은 질풍노도의 세월을 견디려면 이 3년을 아주 충실히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학교만 가도 엄마보단 친구가 우선인 때가 온다. 그러다 이성에 관심 생기고 아빠랑 결혼하겠다던 딸이 남자 친구 초콜릿 사준다고 용돈 달라고 떼쓰지. 영원불멸 진리다. 나도 그랬고 너도 그랬고 우리 다 그랬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런저런 거 다 떠나서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힘든데, 진짜 힘든데, 나만 알던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됐다는 사실조차도 나를 자랑스럽게 만든다.


결국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는 것도 '나를 위해서'다. 내가 해야 할 일, 계획했던 것 잘 끝내고  아이와의 시간은 온전히 엄마로서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 모두 다 내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다. 내 일에 쫓겨서 잘 돌봐주지도 못하고 그런다고 일을 탁월하게 잘하는 것도 아닐 텐데.. 그때 좀 더 안아줄걸 그때 더 사랑해줄걸 이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새벽을 택했다.

모두 나를 위해서다. 나를 찾는 하루 2시간.

그리고 이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난다. 정말 좋기만 반에


<새벽 4시반에 일어난다 정말 좋기만 할까 >

https://youtu.be/7 FMZbOtM-hs반에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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