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차 - 쉬었는데 왜 더 피곤할까요

by 강호연정

오늘의 증상 : 어제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약을 바꿈. 잠은 푹 잤지만 깨고 난 후 몸이 무거워짐.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모래주머니를 메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안달복달하는 내게는 이 정도 무게가 맞을 지도.


어제 몇 번이나 회사를 뛰쳐나가고픈 충동을 참았다가,

오늘은 오랜만에 하루 휴가를 냈습니다.


네, 조금은 분하지만 바쁜 일은 다 처리해 놓았고요.

약을 바꾼 후 잠도 푹 잤지만, 역시 생체리듬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침 5시 30분부터 깨어서 데굴데굴 굴러다녔네요.


마침 날씨도 덥고 하루 종일 거실에서 에어컨을 틀었다 껐다를 반복하며

오랜만에 좋아하는 중국 드라마도 연달아 보았는데,

어찌 체력은 회사에서 하루 종일 일한 것 마냥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일까요?


회사에서 병가나 휴직을 제안했다고 하니 병원에서는 3개월을 제안하셨습니다.

몇 주 쉬는 게 무슨 휴직이냐며, 도움이 되겠냐고 하셨지요.


엄청 큰마음을 먹고 3주나 한 달을 생각했던 저는

오히려 망설여져서(소는 누가 키우나. 이런 바보!)

한 주 더 약을 먹고 상태를 지켜보다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오늘 쉬면서, 쉬고 있으면서도 회사에 가기 싫다,

사라지고 싶다, 어디론가로 없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은 게지요,

어디 사라지고 싶을 정도인데, 까짓것 회사 3개월 휴직하며 욕먹는 게 대수이겠습니까.

소는 누구든 키우겠지요. 세상은 사실 능력자들로 가득 차 있는걸요.


일단은 나를 먼저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병가 상담을 해봐야겠습니다.


세상 무엇도 다 될 수 있고,

다 할 수 있다며 용기 백 배 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너의 그 알 수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냐고 들었던,

그때의 무모함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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