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사는 지옥이지만, 나에게는 미래가 있다
오늘의 증상 : 병가 종료일이 가까워지며 불면증 심화. 수면제를 복용했음에도 거의 밤을 샘.
회사 생각만 하면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이명 재발.
길다고만 느껴졌던 한 달의 병가가 끝나갑니다.
처음부터 병원에서는 더 긴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했지만,
"일단 한 달만 쉬어보고 생각하자"는
회사 동료들의 말과 조직 상황에 대한 죄책감이 마음을 움직였죠.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쓸데없이 나약했던 것 같습니다.
정작 회사의 그들은 제가 얼마나 신중하게 일정을 조율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이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고 돌아다닌다고 하네요.
"그 사람 안 돌아올 거니 없는 셈 치세요."
그리고 저는 이 비정한 사람들 앞에
다시 병가 연장서를 내밀어야 합니다.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며칠 전부터는 악몽에 시달렸고,
어젯밤엔 수면제를 먹었음에도 거의 한잠도 못 잤습니다.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아직 그 흉터조차 생기지 못한,
덜 아문 상처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표를 당장 내자니 너무 억울하고,
계속 다니자니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벌여놓은 일은 많은데,
딱히 성과라 부를 만한 것도 없는 나날입니다.
밤은 깊어가는데 마음은 더욱 무겁고,
마치 길을 잃은 나그네처럼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조바심이 우울증을 더 깊은 구덩이로 끌고 갑니다.
그런 제게, 오늘 친구가 오래전 용기를 주었던 말이라며 한마디를 들려주었습니다.
“일단 시작했다면, 실패는 없어. 성공이 언제 오는가의 문제일 뿐.”
그래요.
열 번 넘어지고, 백 번 부딪치더라도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면, 언젠가는 도착할 수 있는 거겠죠.
사람을 끝없는 절망으로 몰고 가는 우울증이라는 깊은 늪도
그 회사라는 악몽 같은 공간도 결국은 벗어날 날이 오겠죠.
지금 아무 성과 없어 보이는 작은 시도들도
언젠가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저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지친 몸을 일으켜봅니다.
작지만 소중한 용기를 꺼내어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