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여서 응원하는 우리 집
오늘의 증상 : 간헐적 이명 증상 지속 중. 회사 얘기만 나오면 스트레스 및 민감성 증가.
55 사이즈 바지가 맞는다며 입고 자랑하던 날,
언제나 "5kg만 더 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시던 부모님이
"목소리에 힘이 없다. 기운이 없어서 어깨가 굽어 보인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며칠간 시골에 있는 본가로 요양(유배)을 다녀왔습니다.
우리 가족은(친척까지 포함) 원래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밥 먹고, 과일 먹고, 차 마시는 것까지 끝나야 한 끼가 끝나는 셈이지요.
사촌 형부가 처음 인사를 왔을 때, 밥을 많이 먹어야 좋은 인상을 남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는데
과일과 커피까지 먹을 것이 계속 나와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말했습니다.
"어째 밥을 두 그릇이나 먹어서 위가 크다고 생각했지!"
가족 간의 대화를 할 때는 항상 뭐라도 먹을 것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 가족, 특히 아빠의 주장입니다.
서울에 살 때는 금요일 퇴근 후 밤 12시쯤 집에 도착해도
치킨이나 전이라도 먹으며 안부 대화만 1시간 넘게 하곤 했습니다.
그러니 이번 요양(유배)는 어땠을까요?
밥 먹고 과일 먹고 떡 먹고 과자 먹고, 다시 밥 먹고...
"갑자기 살 빠진 딸내미 먹여서 응원하자!"
아마도 이것이 부모님의 생각이었나 봅니다.
그리하여 며칠간 시골집에서 좋은 공기 속에서
먹고 자고 뒹굴기를 이어온 저는 빵 그래진 볼, 힘 가득한 목소리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아빠는 말씀하셨습니다.
"하루나 이틀 굶어라."
아빠! 굶으라고 할 거면 좀 더 빨리 돌려보내 주던가!
그렇지만, 저는 오늘도 협력업체 국장님께서 저녁을 사주셔서 빵빵하게 먹고 왔지요.
아무래도 야간 운동이 필요할 것 같네요.
PS. 이제 병가가 끝나가는데, 회사에서는 여전히 제 욕을 하며 안 돌아가길 바라고 있나 봅니다.
후훗, 저는 어려서부터 청개구리라 '꼭' 돌아가서 정의를 실현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