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이 내게 남긴 것
오늘의 증상 : 3일간 밖에 안 나가다 진료를 위해 오랜만에 외출. 수면 개선. 햇살이 좋음
3일 동안 집에서 빈둥대다가 병원 진료를 위해 오랜만에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음... 아프거나 뭔가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귀찮아서 집에서 마음껏 게으름을 피웠다고 할까요?
발단은 '귀멸의 칼날'이었습니다.
요즘 새로운 극장판이 개봉해서인지 TV에서 연속 방송을 하고 있더라고요.
OCN이 좀 그렇잖아요?
분명, OTT에 다 있는 거고, 골라서 보지 않았던 건데
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하면, 어느새 열중해서 보게 되는 거.
네, 저도 그래서 몇 년 만에 다시 '귀멸의 칼날'에 열중하고 만 것입니다.
처음에는 OCN에서 연속 방송하는 걸 보다가
놓친 것은 OTT에서 찾아보다가...
그렇게 3일간 '귀멸의 칼날'에 푹 빠져 지냈네요.
얼마 전 재미있게 본 '나 혼자만 레벨 업'도 그렇고 이번의 '귀멸의 칼날'도 그렇고
주인공은 약체에서 강자로 조금씩 성장합니다.
요즘 판치는 '이 세계로 갔더니 갑자기 능력자가 되었다'.
이런 줄거리가 아닌 것이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니’를 ‘혈귀’라 옮긴 선택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오니'를 '도깨비'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다면 무잔을 비롯한 혈귀들의 잔혹성이 지금처럼 와닿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걸린 건 혈귀들의 과거였습니다.
그들은 원래 불행하고 가련한 인간이었지요.
그러나 자신에 대한 연민과 분노를 살육의 이유로 삼으면서 괴물이 되어갔습니다.
중국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可怜人必有可恨之处.”
(가련한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움을 살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가엾음이 살육의 정당화가 될 수는 없듯,
나 또한 회사에 대한 분노 속에서 과도한 자기 연민에 빠져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3일간 집 밖에 나가지 않았지만,
스스로 ‘오니’가 되기 전에 깨달아서 다행입니다.
PS. 의사 선생님께 혼날 줄 알고 "빈둥댔다"라고 고백했는데,
“한 번씩 그러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라며 칭찬을 받았습니다.
촌철살인의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더 어색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