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드로잉 다이어리
윈터 위시 리스트 01_퍼 재킷
올겨울 가장 갖고 싶은 패션 아이템을 고르라면 뭘 골라야 할까.
맥시멀 리스트에 사람이 만든 모든 걸 사랑하는 내 머릿속엔
갖고 싶은 수만 가지 아이템이 늘 가득하지만
그중 하나를 애써 골라 보자면 올겨울엔 단연코
‘퍼 재킷’이 아닐까 싶다.
특별히 21년 유행 아이템도 아닌 퍼 재킷이라니 좀 뜬금없지만
그치만 귀여운 동물의 털을 본떠 만든 갖가지 색상의 몽글몽글한
퍼 재킷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구매 버튼을
누르고 싶어 져 안달이 나곤 한다.
나의 20대 시절 판매하던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발전된 직조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퍼 재킷들.
신의 솜씨에 도전하는 풍부하고 매력적인 텍스쳐!!
그것을 외면한다는 건 몹시도 힘든 일이다.
어느새 옷감을 만드는 기술들이 이렇게나 발전했지?
진짜만큼이나 예쁘게 만들어진 퍼 아이템을 구경하는 건
신기하고 즐거운 일.
옷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다양한 분야들이
상상도 못 할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핸드폰이, 인터넷 세상이 발전한 만큼
의류 직조기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나 보다.
아,,, 다들 또 나만 빼놓고 열씨미 달리고 있었네.
그치만 귀여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퍼 재킷이
내게 어울릴지 잘 모르겠다.
아니 내 나이를 미루어 짐작했을 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겠지.
세상은 이렇게나 변해가는데 내 취향은 어째서 그대로인 건지.
귀여운 걸 좋아하는 몹쓸 취향 탓에 겨우내
장바구니에 퍼 재킷을 담았다 지웠다 …
이러다 겨울이 다 갈 것 같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1년 겨울엔
마땅히 갈 곳도 만날 이도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난 늘 뭔가가 더 필요하고 새로운 걸 갈망한다.
문득 그것이 어쩌면 옷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쓸데없이 인터넷 쇼핑몰을 헤매는 난
어딘가 조금 고장이 난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