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챌린지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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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O형 남자로 시작됩니다. O형 남자는 본인의 선이 확실한 사람, 무뚝뚝하고 묵직하지만 바르고 선한 사람이라고 해요. 본인이 알아서 잘 하기 때문에 잔소리 듣고 판단받는 걸 극도로 불편해한다고 합니다. 그러신가요, O형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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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샵에서 저와 찍지의 외모 잠재력을 부활시키며 듣는 이야기들이었어요. O형 남자와 AB형 여자, 우리의 관상, 사랑과 결혼 생활. 어느 쪽이든 다 얼핏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중 저희 마음에 가장 깊이 남았던 이야기는 결혼생활이 30년차가 되도록 서로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었어요.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면 됩니다.
상대가 몸이 안 좋을 때 내가 추측해서 구입한 호박죽을 사다주고 상대가 좋아하기를 바라는 도박 대신 미리 물어보는 거에요. 당신이 몸이 안 좋아 걱정 되서 죽을 사가려고 하는데 어떤 죽 먹을래?
저와 짝지는 정말 다른 사람이에요. 얼굴에 손이 가는 버릇, 이마에 주름을 잡는 버릇 같은 사소한 버릇들이 제 눈에는 낯설죠. 그래서 더 시선이 많이 가요. 눈이 많이 가면 짝지도 신경을 쓰기 시작하고 그럼 짝지는 그 버릇을 고치려고 해요. 다음 스텝은 제가 그 버릇이 나올 때마다 알려주고 짝지는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 시간이 쌓이면서 떄로는 그 루틴이 서로 불편하고 불쾌해질 때가 생겨요. 그럼 저희는 방법을 바꾸거나 댜시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 사람이 정말 그 버릇을 없애고 싶었던 건지, 없앨 필요가 있는 건지, 그렇다면 이런 방식으로 돕는 게 정확한 건지를요.
그런데 말입니다, 서프라이즈는요? 기념일은요?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에게는 역사와 경험을 보유한 선배님들이 계십니다. 세바시 강연 중에 윤홍균 님의 <사랑이 오래가는 비밀>은 상대와 나의 방어기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요.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내게 말해주는 것도 필요하고 그걸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나 자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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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스스로를 알려주는 것도, 제가 저 스스로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신형철 평론가의 평론집이었어요. 신형철 님은 정확히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랑하기에 정확해지려 노력한다고 해요.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건 결론 없이 과정만 존재하겠지요. 우리의 사랑은 결국 정확한 과정의 추구에 불과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서로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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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건 직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인사를 직업으로 삼았어요. 직업인으로서 계속 성장해 프로가 되기를 지향하고 있어요. 저는 우리가, 팀이, 커뮤니티가, 조직이, 회사가 동일한 목표를 향해 몰입하도록 만드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구성원들의 성장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저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런 저의 일을 사랑하는 마음, 조직과 저의 관계도 사랑이 오래가는 방법과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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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사랑이 오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