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덕합덕] 가수도 저작권자일까?
저작인접권
'음악저작물' 하면 이제 저작권 정도는 다들 떠올린다.
그런데 '저작권자' 하면 작곡가, 작사가 정도만 언급될 뿐, 가수나 연주자가 저작권자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의문이 생긴다.
‘노래는 내 가수가 불렀는데, 왜 가수한테는 저작권이 없는 거야?’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인정된다. 그러니 노래만 부른 가수는 저작권자가 될 수 없고, 곡과 가사를 창작한 작곡가나 작사가만 저작권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수에게도 권리는 있다. 우리 저작권법이 실연자에게 저작인접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실연자는 저작물을 연기, 무용. 연주. 가창, 구연, 낭독 그 밖의 예능적 방법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나 이러한 실연을 지휘, 연출 또는 감독하는 사람을 말하기 때문에, 가수뿐만 아니라 연주자, 지휘자도 실연자가 될 수 있다. 음악저작물과 관련은 없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나 오디오북 낭독자도 실연자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만큼은 아니지만 실연자에게도 여러 권리가 인정되는데, 말 그대로 저작권 옆에 붙어있는 권리라서 저작권과 마찬가지로 복제권, 전송권, 공연권 등이 그대로 인정된다. 여기에 더해 상업용 음반이 사용될 경우 그 사용에 대한 보상을 받을 권리도 있다.
과제로 제작하는 동영상에 A라는 가요를 삽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A를 그대로 삽입하려면 그 노래의 작곡가, 작사가 등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그 노래를 부른 가수, 악기를 연주한 연주자의 허락도 받아야 한다. 만약 허락을 받지 않고 동영상을 제작하면 저작권자와 저작인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A를 그대로 삽입하지 않고 A의 가사와 곡만 이용하여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면 어떨까? 실연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므로 저작권자의 허락만 받으면 된다. 즉, 허락 없이 A를 사용하더라도 실연권자의 권리는 침해하지는 않는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심지어 과거와는 달리 소장을 하지 않고도 스트리밍으로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친근한 콘텐츠 뒤에는 작곡가, 작사가, 편곡자, 가수, 연주자, 그리고 이 글에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또 하나의 저작인접권자인 음반제작자까지, 수많은 권리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항상 강조하지만, 콘텐츠는 공짜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정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