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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새로운 여정의 시작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법이죠

by 낙타

친구를 갖고 싶다고 했더니 애인이 자기로는 만족을 못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렇게 쉽게 나를 개쓰레기로 만들 줄이야. 나는 그냥 마음 맞는 친구를 갖고 싶은 것뿐인데.

그래서 '마음 맞는'의 조건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렇게 나온 나와 마음 맞는 친구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술을 좋아할 것, 위스키와 맥주를 좋아한다면 완벽

- 오타쿠일 것, 일본 애니를 좋아하되 마이너 한 작품일수록 완벽

- 취향이 뚜렷할 것, 미술, 영화, 음악, 책에 대해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완벽


- 근거리에 살 것, 시간 날 때 불러내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면 완벽


- 하와이안 피자, 고수, 민트초코를 좋아할 것


- 페미니즘, 비거니즘, 반인종차별주의 등 인권 감수성이 있을 것


- 선하고, 상냥하고, 다정하되 털털하고 시원시원하며 호탕할 것


이외에도 꺼내지 못한 많은 조건이 있지만 지금 마음속에 떠오른 것은 이상이다. 생각해 보니 애인을 만날 때도 이렇게 깐깐하진 않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지. 마음이 맞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애인을 찾는 애플리케이션은 있는 것 같지만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은 없는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내 친구를 찾는다는 콘셉트로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언젠가 유튜브와 인스타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딱 좋은 구실이 생긴 셈이다. 참고로 채널과 계정은 제목은 카더가든(Car, The Garden)님의 유튜브 채널명에서 영감을 받았다.


브런치, 인스타, 유튜브를 통해 진행되는 ‘내 친구를 찾아서’ 프로젝트는 내가 친구를 찾을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글에서 본격 친구 찾는 여정을 시작해보려 한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은 언제나 두근거리는 법이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왼발 오른발 내디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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