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롭고 쓸쓸할 때
나는 외롭고 쓸쓸하다. 이럴 때면 내가 외롭고 쓸쓸해서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두 배, 세 배 더 힘들다.
내가 외롭고 쓸쓸해하면, 어느새 사람들이 떠나 있다. 내가 관심이, 애정이 식었다면서. 그러면 다시 나는 사람들을 찾고, 또 외롭고 쓸쓸해지고, 그럼 또 어느새 사람들이 떠나 있고.
나는 항상 돌아오는 이 느낌이 이제는 무섭다. 이번 외로움과 쓸쓸함을 이겨내고 사람들과 잘 지내더라도, 또 다음 외로움과 쓸쓸함이 찾아오고, 그럼 또 내가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겠고.
내가 외롭고 쓸쓸해할 때 내가 원하는 건 ‘괜찮아?’하고 물으며 나를 안아주는 일. ‘기분이 안 좋아?’, ‘슬퍼?’, ‘안아줄까?’하고 묻는 말. ‘요즘 왜 이렇게 꿍해? 애정이 식었어?’, ‘마음이 변했어?’, ‘헤어지고 싶어?’하는 말들이 아니라.
내가 말이 없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이다. 내가 말이 없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위로, 격려, 지지가 필요한 순간이다.
나는 누구도 내 곁을 떠나지 않길 바라. 아니, 그건 불가능하지. 나는 적어도 내가 외롭고 쓸쓸해할 때, 내가 외로워하고 쓸쓸해한다는 이유로 누군가 내 곁을 떠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