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안녕 회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마요 Jul 22. 2024

[안녕 회사] #3 퇴사에 어느날 갑자기는 없다.


큰 짐들을 오늘 다 집으로 부쳤다.

뭔가 간편하면서도 금방이다.

나에게 함께 브랜드를 런칭하자고 했던 영업 팀장님께 미리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분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까.



아직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매출도 크고 잘되고 있는 브랜드이기에 내부에서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는 친구가 두명이나 희망했다는데,

윗선에서 고민중인 듯하다. 근데 참... 또 그 과정을 본의아니게 지켜보면서, 좀 더 사람 귀함을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역시나 든다.. 


그리고 역시 나는. 이곳에선 여기까지구나. 라고 선을 긋게 된다.




다음에 내가 머무는 곳이 어디가 됐든, 그곳은 부디 사람을 정말 귀하게 여기는 좋은 마인드의 리더가 이끄는 곳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한 회사에서 정붙이고 새롭게 일을 시작함에 있어 처음은 모두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소모품인듯 시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개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연차와 실력이 쌓이는 과정속에서 열정을 담은 다양한 모습으로 처음의 소모품은 빛을 발할 수 있고, 회사의 발전에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때에도 회사는 여전히 직원을 소모품으로만 생각하고 대우하는게 맞는것일까.




오랜시간 이 업계에 있으면서 내린 결론이 있다. 

내 일을 좋아하고 회사를 좋아하는 만큼 회사가 '나'를 귀하게 여김을 느끼지 못하게 됐을 때, 더이상 그곳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변하지 않는 곳이고 변하지 않을 곳. 씁쓸하고 못됐다.


그럼에도 일을 하면서 쉽게 퇴사를 하지 않는건, 그동안은 아직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컸으니까. 

회사의 시스템이나 분위기는 너무 잘 알지만 그 정떨어짐 보다는 내 개인의 성취하고픈 뭔가가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마음이 이제는 바꼈으니까.


SNS나 자기계발서에 종종 나오는 '회사 오래다니는법'은 감정없이 회사를 다녀야 오래 다닌다지만, 과연 하루종일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회산데 어떻게 감정을 담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아니것 같다.  


나의 다음은 이 모든것들이 다 충족될, 그래서 정말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기쁘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강하고 좋은 곳이길 바란다.



나는 그저 이곳에서의 나를 잘 마무리하자. 빠진 것 없이, 모자람 없이, 더함없이, 담백하게.






찬란한 배경을 바라는 것보다 
그 어떤 배경에서도 빛날 수 있도록.

-핀터레스트 "내가 빛나는 것" 中-




매거진의 이전글 [안녕 회사] #2 퇴사,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