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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작가K Nov 26. 2022

예상치못한 태국병원 방문기

여행이란,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것

태국 남부지역 끄라비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끄라비 3대 비치 중 하나인 ' 아오낭 비치'. 그동안 태국에 와서 바다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이곳에선 맛있는 해산물과 바다를 마음껏 즐길 것이다. 원래 유명한 푸껫을 넣을까 하다  솔직히 남들이 항상 여행코스로 넣다 보니 조금은 다른 루트를 넣고 싶기도 했다.


끄라비에 머무는 기간은 약 일주일. 그동안 2~3일에 한 번씩 숙소와 도시를 옮기느라 여유가 없었다. 이번에는 좀 좋은 숙소에 충분히 휴식하면서 도시를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예산도 끄라비 예산을 가장 높게 책정정한 이유다. 


가족끼리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바다를 보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고동도 잡았다. 엄마는 그 고동을 가지고 삶아 먹기도 했다. 아이는 난생처음 수영장이 딸린 호텔에서 전세를 내고 혼자 수영을 하는 기쁨도 만끽했다. 비록 생입으로 튜브불다가 볼이 나갈뻔했지만 엄마니깐...... 이렇게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간만의 평화로움에 취해있던 끄라비.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날이 점점 다가온다. 갑자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났다. 기침도 심하다. 가져온  체온계로 재보니 38도가 넘는다. 타이레놀과 감기약으로 버텨보기로 했으나 원래 천식이 있던 터라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병원각이다.


주변 끄라비 병원을 수소문했다. 아오낭 비치에서 빠져 끄라비 다운타운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다행히 소아과가 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될까? 잠시 염려가 되었지만 그걸 따질 상황이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병원 대기실에 태국인들과 함께 앉았다. 손주를 데리고 온 할머니, 아이를 업고 온 엄마 등 벌써 꽤 많은 인원이 대기 중이다. 창구에 가서 접수를 하려는데 태국어로 이야기를 한다.  




"노. 까올리 <한국인이란 뜻>. English please"


 간호사가 살짝 당황한다.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더니 잠시 원장실에 간다. 잠시 후 의사로 보이는 아담한 여자 원장님이 나오셨다. 영어를 하신다. 여권을 가져왔냐고 묻는다. 그렇게 접수를 하고 대기를 했다.


함께 대기 중인 태국 엄마들은  꼬마가  아프냐고 바디랭귀지로  연심 관심을 쏟는다. 말은 안 통하는데 함께 걱정해주는 게 전달되었다. 역시 언어가 달라도 어디서나 엄마는 엄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 열이 나고 기침이 있어요. 한 2~3일 되었습니다"

" 감기 증상이네요"


의사 언니는 꼼꼼하게 청진기로 들여다보고 열도 체크했다. 숨소리가 다소 거칠다고 했다. 당분간은 약 먹으면서 좀 쉬라고 한다. 다행히 약 먹고 쉬면 나을 것이라는 말과 더불어 혹시라도 안 좋아지면 다시 한번 방문을 하라고 한다. 더불어 혹시 필요한 서류가 있으면 작성해주겠다는 친절한 멘트까지..... 진단서와 영수증을 챙겨달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영어로 꼼꼼하게 작성해주셨다. <여행자보험을 들어놓아서 진료기록이 있으면 한국에서 청구할 수가 있다> ㅋ 그런데 280밧정도<약 1만원> 나왔다. 염려했던 것 보단 싸네.



아이는 심한 천식이 있어 감기가 걸리면 안 된다. 조금만 기침을 해도 악화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리저리 여행을 하면서 나름 피곤이 누적되었나 보다. 한편으론 내가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엄마는 아직까지 건강하시다. 여행의 속도를 줄이라는 신의 계시다.그래도 심각하지 않음에 감사했다. 내일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떠나기로 한 것을 취소했다. 조금은 느리게 가자~


솔직히  우리끼리 가는 배낭여행이라 이런 속도조절도 가능했다. 아마 단체 패키지였으면 꿈도 못 꿀 것이다. 어린 아들 덕분에 다시 한번 여행의 의미,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다행히 아이는 이틀 뒤 금방 나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내가 가진 것,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시간이 온다. 그건 곁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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