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안녕하세요.
요즘 부쩍 부다페스트에 한국인 분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방학을 맞은 학생이나 가족여행 온 분들도 종종 보이고요. 특히 한인마트에서 자주 마주친답니다. ㅎㅎ
타지에서 한국인 만나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특히 요즘 같은 연말분위기에 온종일 영어와 헝가리어만 듣는 것도 서러운데 길거리에서 한국말이 들리면 고개가 훽하고 돌아가요.
오늘은 마트에 장을 보고 있는데 옆에서 한국학생들이 장을 보고 있더라고요. 이게 맛있나? 저게 맛있나 번역기를 돌려가며 신중하게 고르고 있길래 저도 모르게 오지랖을 부릴 뻔했지 뭐에요. 속으로 몇 번이나 외쳤어요. "저게 더 맛있는데..!!" 관광지나 사진스팟 근처에서도 막 지도를 보며 찾아가는 한국인들을 보면 괜히 다가가서 "여행 오셨어요? 뭐 도와드릴까요?" 하고 싶은 마음. 저만 이런가요?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국인만 아는 개그나 맥락이 담긴 농담 이런 거... 그냥 한국인 잘하는 외국인이랑은 하기 좀 힘들잖아요. 제 주변에는 한국어를 6-7년 배운 사람들도 많은데 그래도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랑 편하게 대화하는 거랑은 다르더라고요. 흑흑.
제 친구는 이걸 그리워하다 못해 시간을 내서 투어가이드 일도 하고 있어요. 한국인들한테 한국말로 말하는 게 그렇게 즐거운 일일지 몰랐대요. 근데 뭔지 너무 이해돼요. 솔직히 여기는 중국인, 일본인들이 더 많아서 그렇지 이제는 동아시아계열이기만 해도 그냥 같은 나라 사람인 것 같고 내 편인 거 같긴 해요. 그래도 한국인이 더더 많이 왔으면 좋겠고, 헝가리나 부다페스트에 대한 얘기도 한국에 좀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해요.
이제 편한 옷으로 장바구니만 딸랑 들고 다니는 정도까진 현지화 됐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한국 관련된 거만 보면 반가운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혹시 부다페스트에 오실 예정이 있으신가요? 딱히 정해진 여행지가 없다면 한번 고려해 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앞으로도 월,수,금 밤에, 부다페스트에서 작은 편지를 보내드릴게요!
Ps. 부다페스트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