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도 엽서가 될 수 있을까?
중학교 때 동창과 한 날 약속이 있어 만났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마켓 컬리 회원들을 위한 행사가 있어 다녀왔다가 나에게 건낸 것은 다름아닌 엽서였다. 각종 음식 샘플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유명한 식료품을 사러 갔다가 내게 건넨 것은 엽서. 잼이나 치즈였다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는 생각은 잠시. 그녀가 건낸 엽서를 받자마자 눈을 뗄 수 없었다.
존쿡델리미트 광고 엽서.
1976년 설성목작으로 시작한 에쓰푸드가 2005년 B2C브랜드 존쿡을 런칭해 소비자들에게 육제품을 선보이고 2013년 존쿡 델리미트로 브랜드를 리뉴얼해 단시 소시지만이 아니라 빵, 파스타, 소스 등도 판매하고 있는 회사이다. 단시 소시지 회사로만 알았던 존쿡이 10여개의 브랜드를 가진 회사였다니 놀랍긴하다.
내가 획득! 한 엽서는 살라미 3종 엽서세트이다. 살라미의 지방과 살이 교묘하게 혼합된 핑크 패턴이 엽서 그리고 SALAMI STAGIONATI 즉 이탈리아어로 숙성된 소시지라는 뜻을 가진 다양한 SALAMI STAGIONATI의 종류를 보여주는 엽서 등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동글동글한 살라미 단면의 엽서이다. SALAMI STAGIONATI는 이탈리아에서 전통적으로 생산되는 소시지나 육가공품을 통칭하는 말로 꼬리, 가슴살 껍질 등 돼지고기 부위와 소금, 마늘, 후추 등 향신료를 혼합해 숙성을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숙성 기간이나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고 한다.
살라미는 남부 유럽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소금을 뜻하는 SALE이 집단 명사를 뜻하는 접미사 ame 와 결합한 것으로 추정하고 옛 조상들이 염장을 하여 식료품을 오래 보관하려는 것과 같이 소금을 많이 뿌려 염장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살라미 엽서를 보고 있을 뿐인데 살라미 햄을 처음 먹었을 때 추억이 떠오른다. 한 호텔의 뷔페였는지 그 장소가 어디였는지는 모르지만처음 입 안에 살라미를 넣고 물었을 때 그 짭쪼름함과 졸깃함은 잊을 수가 없다. 짠기가 입 안에 머물면서 입맛을 돋우는데 반건조의 느낌을 처음 느낀 것 같다.
살라미 엽서를 보았을 때 살라미를 먹었을 때의 기억을 소환하고, 살라미 단면을 이미지화해서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정보를 감성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에서 놀라웠다.
엽서 수집을 하다보니 광고 엽서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내 돈을 내고 엽서를 구매하기도 하지만 위처럼 무료로 제품 광고를 위해 엽서를 제작,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것을 찾아다니는 것도 재미다. 단순히 전단지 수준의 얇은 엽서는 흐물흐물해서 물이라도 튀면 금새 찢어져 버릴 것만 같은 재질에 뒷 장은 온통 상품 설명이라 엽서라고 말하기엔 조금은 꺼려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운이 좋게 도톰하고 좋은 재질의 광고 엽서를 만났을 때는 –심지어 무료- 이미 내 마음 속에서는 ‘심봤다 .“를 외치고 있었다.
물론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만 가능한 일이고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성수동을 거닐며 만난 rareraw 레어로우 가구 광고 엽서, 2025년 첫 개최한 인벤타리오에서 만난 밑밋 엽서 등이 그것이다.
이 광고 엽서의 경우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는다. 화장품, 가구, 식료품, 책, 조명....
이 세상에서 팔고 있는 모든 종류의 상품 광고 엽서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 매체 중 가장 저렴한 방법 중의 하나가 이 광고 엽서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엽서를 좋아한다고 떠들고 다니면 주위 친한 친구나 지인은 돌아다니며 만난 무료 엽서나, 관광지 엽서, 이색 엽서를 사다주기 마련이다.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의미있는 선물이 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엽서가 될 수 있다는 것. 생각의 발상.
오늘도 엽서를 찾아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