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즌3) 2화

별이 빛나는 밤에

by 정작가

이번 회차는 본격적인 네 번째 게임의 시작을 알린다. 별 모양이 가득한 벽 아래에서 펼쳐지는 살육전은 시작부터 긴장감을 조성한다. 동네 골목을 옮겨 놓은 듯한 세트장은 미로처럼 되어있어 공격자와 수비자가 맞닥뜨리는 순간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미 수비팀은 열쇠를 들고 숨어 있는 형편이고, 칼을 가지고 있는 공격팀은 각기 흩어져 주어진 미션을 수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수비자들은 공포심에 한 무녀의 뒤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공격자들은 수비자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비자들 또한 순순히 공격자들에게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고로 목숨을 건 게임에서 공격자건 수비자건 불안한 환경 속에서 공포 분위기에서 매몰된다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비자들은 연대를 통해 공격자들을 방어한다. 공격자들 또한 연대하여 수비자를 공략한다. 역설적인 것은 이런 살육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잉태된 생명은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다만 게임 상황에서 아기의 존재는 더군다나 수비자의 입장에서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리한 조건은 곧 현실이 된다. 모자(母子)로 게임에 참가했던 장금식은 갓난아이의 엄마를 죽이려는 박용식을 찔러버린다. 박용식은 자기의 아들이다.


오징어게임의 비극성은 등장인물의 면면에서 드러난다. 남규가 마약류의 약을 먹으면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인 것처럼 혼자 말을 하는 것도 게임을 통해 경험했던 충격이 더욱 상황을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 조현주는 트랜스젠더인 여성이지만 게임을 통해 그의 여성성은 거의 사라지고, 과거 군인이었던 전력으로 인해 오히려 남성성이 강화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게임의 비극은 이렇듯 자기가 그토록 갈구했던 정체성조차 거부하게 만든다. 극한의 상황에서 연인이었던 김준희를 구하기 위해 거침없이 살인을 감행하던 이명기는 결국 사실상 자기의 옛 연인을 보호하고 있던 조현주를 죽임으로써 더욱 비극적인 상황을 고조시킨다.


<별이 빛나는 밤에> 편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은 게임을 위해 모자가 죽음을 건 싸움의 현장에서 맞닥뜨린다는 사실이다. 게임 종료시간이 임박함에도 사람을 죽이지 못했던 박용식은 모친과 김준희와 그의 아기를 대면한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박용식은 김준희를 죽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의 어머니인 장금자는 자기를 죽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니 칼로 자기를 찌르라고 아들에게 종용한다.


“난, 아무도 못했어. 내가 죽는다구. 내가 죽는다구 엄마. 내가 죽어. 못 죽여서 엄마.”

“나를 찔러. 엄마는 살 만큼 살았어. 용식아 그냥 이걸로 나를 찔러. 그럼 너두 살구 준희도 애기도 다 살어.”


하지만 차마 엄마를 찌를 수 없었던 용식은 준희를 죽이려고 하고, 그런 찰나에 장금자는 자기 아들을 찔러 죽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인물 간의 갈등과 혼란상이 극에 달한다. 게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니 자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살인자가 되어야 할 것인가, 살인의 피해자가 될 것인가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선택지가 갈라진 상황에서 과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통해 자기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을까? <별이 빛나는 밤에> 편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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