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222>편에서는 시작부터 우승 상금에 눈이 먼 한 게임 참가자로 인해 위기를 맞는다. 커다란 줄넘기를 넘으며 좁은 길을 통과해야 하는 이들에게 먼저 도착한 참가자의 변절은 그들을 심각한 죽음의 위기로 몰아간다. 전진하면 변절자에게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그대로 시간이 초과되어도 이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성기훈은 변절자에게 협박조로 말을 건넨 후 게임 참가자들을 도착 지점으로 인도한다. 변절자는 결국 성기훈을 해하려 하지만 그와 싸움 끝에 추락하게 된다. 결국 마지막 남은 게임 참가자는 준희밖에 없다. 성기훈은 1분 정도의 게임 종료 시간을 남겨두고 발목 부상을 당한 준희를 구하기 위해 다시 가려하지만 준희의 만류 끝에 결국 눈앞에서 그녀의 죽음을 목도하게 된다. 아기의 엄마로서 자기의 분신을 지켜줄 이가 친부가 아닌 성기훈이라는 사실은 그녀로 하여금 목숨을 던질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확증할 뿐이다. 그녀가 추락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더욱 비극적으로 그려진다. 차마 눈도 감지 못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그녀를 응시하는 카메라의 시점은 공중샷에서 점점 멀어지며 마치 꽃밭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화려한 배경은 죽음의 비극성을 더욱 희화화시킨다.
다리를 건넌 준희의 아기를 게임의 참가자로 볼 것이냐 아니냐는 게임을 관전하는 VIP집단과 게임 참가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회차 제목이 <222>는 준희의 게임 참가번호를 지칭한 것인데, 게임에서는 재미를 위해 아기를 게임 참가자로 설정하게 된다. 게임 참가자들은 탈락한 게임자의 아기가 이를 그대로 계승하여 게임 상금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심한 반발을 한다. 죽음을 건 게임을 한 그들의 입장에서 아기가 게임 참가자로 인정받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상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하튼 아기는 성기훈의 도움으로 게임을 통과했고, 오징어게임 운영 측에서도 이를 인정했기 때문에 아기가 게임의 참가자로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는 것은 극의 흐름 차원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황준호가 오징어게임 진행장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순탄치가 않다. 우석으로부터 박선장에 대한 의심 전화를 받고서도 긴가민가했지만 결국 박선장이 동료 요원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비로소 준호는 그가 프론트맨의 지휘를 받는 오징어게임의 진행 요원임을 알게 된다.
오징어게임 진행 요원의 입을 통해 마지막 게임은 명확한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대략 9명이 게임을 진행하되 합의를 통해 그중 세 명의 탈락자를 선발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여태껏 각자도생 식으로 진행해 왔던 게임의 룰을 벗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이런 오징어게임의 룰을 기획한 의도는 아마도 이런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인간성과 그의 한계, 죽음을 앞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과연 인간은 어떤 식으로 행동할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풀어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게임 진행 투표에서 5표라는 과반수를 획득한 이들 게임자들은 마지막으로 세 명을 탈락시키기 위한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222>편에서 가장 쇼킹한 장면은 프론트맨의 호출을 받은 성기훈이 오영일의 정체를 알게 된 사실이다. 프론트맨인 황인호는 한 자루의 칼을 건네며 남은 게임 참가자들을 죽이면 본인과 아기의 생명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을 한다. 황인호가 이런 제안을 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성기훈을 게임에 적극적 참가자로서 만들려고 하는 그의 의도가 다분히 포함된 것 같다. 표면적으로는 이들의 생명을 살리려고 하지만 오징어게임을 관전하는 VIP 입장에서는 사사건건 게임을 훼방 놓는 성기훈의 기세를 꺾고 싶었던 심리를 황인호가 간파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황인호가 성기훈에게 던지는 질문은 물신화된 세태 속에서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던지는 본질적인 물음처럼 들린다.
“456번. 아직도 사람을 믿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