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목 / 미다스북스
인문학은 흔히 문학, 역사, 철학을 가리킨다.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는 이런 인문학과 영화의 만남을 주제로 쓰인 책이다. '한국영화 명대사, 그 미학과 철학'이 부제다. 이 책은 한국 영화 중에서 역사, 문화, 사상의 분야에서 미학적, 철학적 의미부여가 가능한 작품, 작품성과 상업성 중 어느 한 면이라도 평가와 주목의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작품, <서편제>를 제외하곤 2000년 이후에 개봉된 작품, '1감독 1 작품'을 원칙으로 저자가 엄선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20편의 작품은 대부분은 한 번쯤은 들어본 영화이거나 직접 본 것이 대부분이다.
영화를 흔히 인생을 반영한 산물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가치를 다루는 학문인 인문학을 이루는 문학, 역사, 철학은 영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이 책에 실린 영화들의 면면을 보면 각기 이런 분야로의 접근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영화는 역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우리가 살아온 삶의 흔적을 역사라고 칭할 때 이를 살피는 것은 우리 미래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 역사는 지나간 자취를 통해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흔히들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한다. 이런 역사의 속성을 간과할 때 우리는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는 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영화는 이런 오류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열어줄 수 있는 시각화된 매체로서 아주 적격이다.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들의 발자취를 통해 인간들의 행적들을 살피고 그 속에서 미래의 펼쳐질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여태껏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영화화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만큼 문학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보편적인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고전적인 장르로서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온 인류문화의 최고의 보고이다. 이런 문학이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났을 때 그 가치는 단연 배가 될 수 있다. 문학과 영화를 함께 접하면서 그 차이점을 구별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철학은 일종의 사상의 영역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철학적인 접근을 통하지 않고서는 인류에게 당면한 문제를 푼 적이 없었다. 그만큼 사상은 인류를 성숙시키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 창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고차원적인 정신적인 영역이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그 속에 담긴 철학을 발견하는 노력도 어찌 보면 사유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한 방편인지 모른다. 그만큼 영화와 철학 또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장르임이 분명하다.
<인문 씨, 영화양을 만나다>에서는 엄선된 한국 영화를 인문학적인 요소로 접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 준다. 그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그저 막연히 영화를 보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에 담긴 역사, 문학, 철학과 연관 지어 사고의 틀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영화 속에 숨겨진 보물 찾기는 더욱더 유쾌한 경험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