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 인물과 사상사
인문학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인문학 세상을 읽다>는 이런 물음에 답해준다. 정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부터 우울한 사회, 절망과 소외의 정신병리학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인문학적인 견지에서 바라보고, 그에 합당한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시각으로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저 막연히 알고 있었던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에서도 '낯설게 하기'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일상적인 언어와 구별하여 문학적인 언어로서의 일탈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런 기법을 통해 사물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줄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이런 '낯설게 하기'를 통해 기존의 인식에서 확장된 영역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면 좀 더 본질에 접근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질문들을 보면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 문학평론가인 필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범인들의 눈과는 분명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책의 내용이 현학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질문 또한 다소 생경한 것이 많다. 또한 당연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쉽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부분들에 대한 인식이 정확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물론 필자의 견해가 모두가 옳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공감이 되는 것이라면 그동안의 인식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사뭇 크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