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인문학

이지성 / 차이

by 정작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후속작인 만큼 발간 당시부터 관심을 두었던 책이다. 그만큼 작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그의 저서에 대한 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이지성 작가 하면 떠오르는 것이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이다. 이외에도 저자가 출간한 책은 많지만 신작에 관심이 갔던 것은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대한 충격에서 헤어날 수 없었던 이유가 크다.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친 몇 권의 책들 중 한 권으로 꼽고 있는 이 책은 한국 사회에 고전 읽기 붐을 일으키는데도 크게 일조했다.


<생각하는 인문학>은 인문 고전의 가치를 강조하는 책이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담고 있다. 이는 작가가 교사 출신이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고전을 다루는 데 있어서 교육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전을 교과서로 활용하는 각국의 다양한 커리큘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저자가 '당신은 20여 년간 세계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았다'라고 일갈하는 것도 우리 교육제도를 비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의 맹주로 기세를 떨치고 있는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이유에 대한 해석도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나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의 핵심은 교육제도를 비판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써 고전 교육을 설파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문제의식에 접근할 이유도 명백하게 밝힌다.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한 분야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음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인문학이 교육이라는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생각하는 인문학>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각, 습득, 입지, 물음, 생각, 실천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도 ‘실천’이란 장에 다소 어안이 벙벙해진다. 물론 첫 장에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용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해야 한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은 공감이 간다. 하지만 한 장씩 책장을 넘겨가다 보면 막상 실천해야 할 요목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열 가지에 달하는 사색공부법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만큼 위대한 인물에 반열에 오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물론 이 책에 제시된 것들을 제대로 실천한다고 해서 반드시 위대한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말이다.


<생각하는 인문학>은 <리딩으로 리드하라>처럼 고전을 텍스트로 하는 인문고전 교육의 가치를 설파하고, 사색하는 행위를 통해 위대한 선각자들의 발자취를 좇아가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당당하게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인문학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 보면 방대한 자료와 지식의 깊이에 허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보다 좀 더 심층적으로 발전한 부분이 있다. 반면 너무나 많은 내용을 담다 보니 핵심의 요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분명 <생각하는 인문학>을 통해 다시금 고전과 인문학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수확이었다고 할만하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생각의 구조, 즉 두뇌회로를 바꾸고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만든 위대한 회로를 심’ 는다면 꼬일 대로 꼬인 인생이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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