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공부법

안상헌 / 북포스

by 정작가


책을 여러 권 읽다 보면 제목만 요란하고 알맹이는 없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 아닐까 싶었던 것은, 인문학이라는 것이 문학, 역사, 철학을 총망라한 것인데 거기에 ‘공부법’이 붙어버리니 요행으로 인문학을 가르치려는 속셈은 아닐까 하고 저자의 의도를 곡해할 뻔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 보니 그런 생각은 기우였다. 여태껏 인문학에 대해 이렇다 할 지침서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이 책이 그런 길라잡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니 그런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문학 입문, 철학 읽기, 문학 읽기, 역사 읽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문학을 배우는 것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 시기에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전설이 되었을까’에서부터 시작하여 ‘본질에 이르는 세 분야 : 철학, 문학, 역사’에 대한 정의에 이르기까지 인문학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함으로써 친절한 인문학 안내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책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소개한 책’이라는 점이다. 일찌감치 저자의 책을 읽어본 적이 몇 번 있다. <생산적 책 읽기 50>, <생산적 책 읽기 두 번째 이야기>, <책을 읽어야 하는 10가지 이유> 등이 그 책들인데 독서에 대한 담론이 투영된 이런 책들보다 한층 진일보된 개념으로 책을 소개한 책이 바로 <통찰력을 길러주는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언급한 책들은《논어》,《맹자》, 《한비자》, 《열자》, 《장자》와 같이 동양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특히 《한비자》와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할 책으로 《군주론》을 언급한 것을 보면 동, 서양 사상의 조합이 어떤 개념의 본질적인 이해를 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드러내준다. 이외에도 실존주의 철학자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르트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없앤 철학자로서도 추앙받고 있는 니체에 대해 언급한 것을 보면 기존 질서를 거스르는 새로운 사상이 인류 역사를 진보적인 방향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문학에 대한 가치를 논하기에는 아직 제대로 읽어본 문학 작품이 많지 않다. 그러나 막연하게나마 문학의 효용성을 살펴보자면 문학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접하면서 인간에 대한 간접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또 인생에 대한 의미를 통찰해 보는 장르로서의 문학을 상정할 수 있기에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문학은 빼놓을 수 없는 학문의 한 갈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사에서 저자가 대표적인 고전으로 언급하고 있는 책은 사마천의 《사기》다. 책의 탄생부터 사연이 많은 이 책은 다양한 문헌들을 인용한 역사의 보고(寶庫)로 정평이 나 있다.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화 또한 인문학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분야로 인식되는 만큼 각별한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는 이 분야의 최고 텍스트라고 할만하다.


이 책에서는 철학, 문학, 역사를 망라하여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여 인문학에 근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물론 각 분야의 텍스트들은 저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 모든 사람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에 입문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여기에 소개된 책들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본다. 꼭지의 말미에 소개된 책의 목록을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통찰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공부법>은 그동안 읽었던 저자의 다른 저작들보다 진일보한 인문학 입문서로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12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우수성을 인정받은 저작인 만큼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텍스트로서도 유용하리라고 본다. 저자가 언급한 대로 ‘인문학 공부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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