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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Mar 21. 2024

김가루의 쓰임새

음식에 관한 단상들

요새 들기름 막국수에 맛 들렸다.

매일 한 끼는 메밀국수로 만든 들기름 막국수를 먹음.

원래 국수를 좋아하지 않고,

더군다나 같은 음식을 매일 먹지도 않는 입맛인데 말이다.


소고기, 오징어, 새우 같은 단백질 재료에 애호박, 그린빈, 양파, 대파 같은 채소를 있는 대로 조합해서 볶음 요리를 만들고.

탄수화물 음식으로는 막국수를 만든다.

방금도 먹었는데 맛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막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여러 번 헹군 뒤에 물기를 덜어서 옴폭한 볼에 담고.

잘게 썬 대파, 들기름, 간장, 깨소금을 뿌린 뒤 김가루를 듬뿍 얹어서 잘 비빈다.

아,

맛있음.


전에는 김자반을 먹었지 김가루를 따로 산 적은 없었다.

기름 없이 슬쩍 구운 김을 비닐봉지에 넣어 마구 부시면 김가루라.

주먹밥을 만들거나 볶음밥, 비빔국수, 비빔밥에,

떡국이나 만둣국에도.

그렇게 집에서 만든 김가루를 넣거나 시중에서 파는 김자반을 썼다.

그런데 전에 소개한 '김전'을 가르쳐주신 스님이,

절에서도 이제는 김가루를 직접 만들지 않고 사서 쓴다 하시네.

그래서 나도 김전을 만들려고 김가루를 샀다가 요모조모  아주 잘 먹고 있다.

파는 김가루는 잘게 부순 김이 아니고,

기름 발라 구운 김을 약간 길고 가늘게 자른 것이다.

소금 간이 돼있어서 주먹밥이나 볶음밥에는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반찬 없을 때,

밥에 날계란을 터뜨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는,

간장 조금, 참기름에 김가루만 섞어도 맛있다.

찬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따뜻하게 하여,

참치나 소고기 볶음, 햄 등등 있는 재료에 김치나 채소를 잘게 썰어 넣고,

계란은 넣어도 좋고 없어도 괜찮고.

뭐 이런 재료에 참기름, 간장, 깨소금, 김가루를 잘 섞으면.

그냥 먹어도 맛있고.

재료 넣은 밥을 동글동글 말아서 김가루에 굴리면 고소한 주먹밥이 된다.



김은 쌀이나 밀가루나, 모두 잘 어울린다.

아이도 어른도, 나이 상관없이 잘 먹고.

이제는 서양에서도 간식으로 먹는다니.

값싸고 사시사철 맛있는 김은 정말 고마운 식재료다.

이렇게 좋은 김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바다가 청정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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