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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34편, 호밀빵, 꿀

by 기차는 달려가고

요 며칠 약간의 무기력감이 있는 것 같다.

몸 상태도 울퉁불퉁 하지만 기분도 축 처지는 느낌.

그 와중에 로베르트 발저의 소설을 읽었는데,

세상에 순치되지 않고 독자적인 개인으로 살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은 채

이 세상의 압박을 견뎌나가겠다는 의욕은 망상일 뿐인가?

무거운 기분으로 이불속에서 꾸물거리다

오늘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나가야 하니 벌떡 일어난다.



먼저 삶은 계란 하나 꺼내어 야금야금 먹어주고요.

호밀빵 두 쪽 살짝 데워서

버터를 듬뿍 올리고 꿀을 약간 뿌려서 오물오물.

음, 좋은 조합이군.

중간에 녹차 한 모금씩 마셔줍니다.


사과를 얇게 저미고.

까망베르 치즈도 얇게 잘라서.

역시 치즈에도 꿀을 조금 뿌려

사과 한 조각, 치즈 한 입, 요렇게 먹습니다.

사과와 까망베르 치즈의 조화는 새콤달콤에 보들보들,

그리고 은은하게 달큼한 꿀맛이 여운으로 남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군요.


배가 쌀쌀 아프니 따끈하게 매실청으로 아침밥은 이쯤에서 마무리해요.



기분이 좋든 말든,

로베르트 발저의 삶이 내 기분을 울적하게 하더라도 밥은 늘 잘 먹습니다.

밥은 나의 힘.

건강한 음식을 꼬박꼬박 먹어야 몸과 마음의 건강이 지켜진다,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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