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37편, 불고기 덮밥
나는 불고기 만들 때 소고기를 양념에 미리 재우지 않는다.
고기 두께에 따라 최대 30분 정도.
얇은 고기는 그 자리에서 양념에 무쳐 금방 구워낸다.
양념에 소고기를 오래 재우면 육즙이 빠져서 맛도 덜하고 질겨지는 느낌이라.
(음, 이게 고기 질에 따라 다르더라.
고기가 단단하거나 질기면 배즙이나 키위즙에 먼저 재웠다가 싹 덜어낸 뒤에 불고기 양념을 하시라, 권함)
보통은 채소를 넣지 않고 물기 없이 바싹 굽는데.
채소를 넣어 물기 자박하게 먹고 싶을 때는 전골을 만든다.
하여간, 어제 불고기를 먹어서 얇게 썬 소고기와 양념장이 남아 있다.
요리에 쓰는 기본 양념장은 하루 전에 미리 만들어 두는데,
이때는 간장, 다진 마늘과 약간의 설탕, 매실액, 술, 후춧가루를 넣어 달지 않게 만든다.
(나는 요리주가 들큼해서 쓰지 않는다.
청주를 씁니다. 단순히 내 취향.)
음식을 만들 때에 가서야,
미리 만들어 둔 이 양념장에 잘게 썬 파와 참기름을 추가하고.
상황에 따라 설탕을 더 넣기도 한다.
(양파, 파, 당근이 들어가면 단맛이 나오기 때문에 설탕 분량은 세심한 조절이 필요하다.
참기름은 불고기 양념에 재운 뒤 마지막에 추가하기도 한다.)
느지막이 일어난 일요일 아침 겸 점심은 덮밥을 먹을 생각이라.
먼저 샐러드 재료를 준비하자.
자른 미역을 물에 불려서 씻어 건지고.
대저토마토와 사과는 얇게 저민다.
당근과 양파는 가늘게 채 썰어 샐러드에도 얹고 불고기에도 넣을 것이니.
(샐러드에는 삶은 계란을 잘라 얹거나,
오이를 넣어도 좋은데 나는 날 오이는 싫어함.
오이를 날 것으로 먹을 때는 소금, 설탕, 식초를 뿌려 잘 섞어서 재운 뒤 물기를 꽉 짜냅니다)
드레싱은 올리브유에 간장, 매실액, 레몬즙을 잘 섞은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준비했다.
덮밥으로 먹을 불고기에는 약간의 채소를 추가하여 국물 자박한 편을 선호해서,
달군 웍에 기름 두르고 저민 마늘, 가늘게 채 썬 당근 채와 양파 채 쪼금씩을 먼저 볶다가,
양념장에 버무린 고기와 표고버섯을 넣고 익히고 길쭉하게 썬 파를 추가한다.
마지막에 물을 넣어 묽게 만든 양념장을 붓고 바글바글 끓인다.
그래서 오늘 늦은 아침밥은,
볼에 미역을 깔고 사과와 토마토를 얹은 뒤,
양파와 당근 채를 조금 뿌려서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버무린 샐러드에,
깊은 접시에 밥을 담고 국물이 자박한 불고기를 부은 불고기 덮밥이다.
차갑고 상큼한 샐러드 한 입,
단짠의 불고기에 비빈 따끈한 밥 한 숟가락.
배불리 먹었습니다.
올해는 영어 실력을 늘려보려고 매일 영어로 하는 콘텐츠를 듣겠다, 마음먹었는데요.
그냥 틀어놓고 딴짓만.
영어는 뇌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하는지 공간을 맴돌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군요.
에효,
따뜻한 매실청 한 잔 들이켜고요.
헉헉,
배가 부르니 헛둘헛둘 국민체조도 해보고요.
설거지 마치고는 빨래 돌리려 부엌에서 퇴장합니다.
아, 내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