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집사 Nov 14. 2024

깊어지려고 느려지는 중 D + 85

20241114 쌀쌀하지만 화창

* 1676일째 드로잉 : 보통의 가족. 2



- 이제 새벽 5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그렇다고 바로 일어나진 않는다.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20분 정도 이불속에서 뒹굴거린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냥이들 엉덩이도 만진다. 그러고 나면 하루를 24시간하고도 20분을 더 사는 기분이 든다. 이것도 미라클 모닝인가…


- 아침 산책을 나서는데 옆집에서 시라국(시래깃국) 냄새가 났다. 어릴 때 외할머니께서 이맘때쯤 김장 배추를 사시면서 시래기를 주워다 국을 끓여주셨다. 영화 코코에서처럼 잊지 않는 한 어딘가 살아계신다는 마음이 든다. 가끔 꾸리한테서 외할머니 냄새가 난다.


- 양치를 하는데 꾸리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예전엔 반쯤 열린 문을 살짝 밀어서 여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당기기도 하고 손잡이를 돌리는 기술도 연마한 모양이다. 순간, 야단을 쳐야 하나 칭찬을 해야 하나 갈등이 되었다. 다음엔 노크하는 법을 알려줘야겠다.


- 많진 않아도 가끔 오래 볼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 사람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내려놓고 좀 더 나누는 기쁨을 누려야겠다.


- 오늘의 할 일 : 청소기 돌리기.  반찬 만들기. 그림 작업


* 뽀너스

가을용 세잎클로버



이전 27화 살아있다는 증거 D + 8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