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 솜이불 같은 구름
* 1677일째 드로잉 : 보통의 가족. 3
- 병원에 가는 날이다. 지난번 정기 진료 때 눈이 침침해졌다고 하니 교수님께서 안과 협진을 신청해 주셨다. 안과는 이것저것 검사가 많고 갈 때마다 대기 줄이 길다. 조금 일찍 가서 미리 접수부터하고 주사를 맞고 와야겠다.
- 날이 흐릴 거라고 몸이 예보를 한다. 침침한 눈과 시큰거리는 손목… 두피가 겨우 움켜쥐고 있는 모발은 꾸리가 호시탐탐 노린다. 일상에 그림자가 드리운다는 건 어딘가 빛이 있다는 증거이다. 어느 쪽을 바라보고 살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다. 볼 품 없는 몸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고 싶다.
- 병원에 다녀와서 친구네 캠핑장에 가기로 했다. 불멍을 하고 싶다고 하니 놀러 오라고 말해주었다. 온종일 모닥불에 고구마 구워 먹을 생각만 하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 활활 타오르는 단풍의 기운을 한껏 받고 와야겠다.
- 새벽에 깨니 룽지가 팔베개를 하고 자고 있다. 꾸리는 옆에서 식빵을 구우며 그 모습을 노려보고 있다. 드라마 속 한 장면 같다. 자는 모습을 지켜봐 주는 건 고마운데 눈 뜰 때마다 철렁거리는 심장에 부정맥이 올 거 같다. 저 아이의 침묵엔 묵직한 한 방이 있다.
- 오늘의 할 일 : 빨래하기. 병원 가기
* 뽀너스 : 춤바람 난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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