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2 몰려오는 양 떼구름
오늘도 룽지는 베란다 소파를 차지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창밖으로 어린이집 버스가 보였고 뒤이어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졌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가 출발하고 손을 흔드는 엄마들, 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듯 그녀들에게도 잠깐의 쉼이 찾아온 게 느껴졌다. 방묘창 너머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룽지는 자신이 누리는 자유를 자랑하듯 콧웃음을 쳤다. 동시에 무슨 일이 있어도 유치원에는 가지 않을 거라고 경고를 했다.
20분 정도 늦잠을 잤지만 예정대로 냥이들 화장실도 씻고 욕실 청소도 했다. 변기와 씨름하고 하수구와 결투를 벌이는 사이 밖에선 냥이들이 급하다고 문을 두드렸다. 끝까지 집중의 마른 걸레질을 마치고 고개를 드니 거울 속 망나니가 땀을 뻘뻘 흘리며 풀린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짠했는지, 말끔해진 화장실에 감동했는지, 녀석들은 추후 고양이 행성에 스카우트될 수 있는 추천서를 써준다고 했다. 일주일치 과제를 끝내 개운하기도 하고 녀석들의 인정에 우쭐하기도 했다.
분리수거를 해놓고 당근 샐러드와 낫또를 만드는 사이 점심때가 훌쩍 지나버렸다. 버섯과 두부를 볶아 덮밥을 만들어 먹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한낮엔 기온이 최고점을 찍으니 기력이 빠져 꼼짝할 수가 없다. 냥이들도 이 시간만큼은 절전? 모드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시원한 녹차를 만들고 조용한 음악을 틀었다.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해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 작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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