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20 비구름 총출동
습도가 높다. 공기 중 수증기가 온전히 느껴지는 아침이다. 물기 가득 머금은 스펀지 몸을 이끌고 주방으로 나왔다. 라디오에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에는 이미 한바탕 퍼붓고 있다고 한다. 신속히 창문을 닫고 초를 켜고 선풍기를 돌렸다. 발꿈치에 붙은 지느러미도 펼치고, 목덜미에 숨겨둔 아가미도 꺼내야 하는데… 냥이들이 놀랄까 눈치만 보고 있다.
습기에 취약한 집사는 쫀득쫀득 인절미가 되어가는 중이다. 화장실을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까지 하고 나니 땀구멍 여기저기서 오열을 한다. 양서류로 이적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수영을 못하니 받아줄 거 같진 않지만… 올챙이라도 돌보겠다고 어필해 봐야겠다. 수차례 사냥 거부권을 행사한 집사가 못마땅한 꾸리가 결국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차마 꾀병으로 입원하진 못하고 순순히 낚싯대를 들고 녀석을 따랐다. 아침을 먹고 난 룽지는 신이 난 엉덩이로 온 방에 털을 날리며 습기 결계를 쳤다.
뉴스에선 전쟁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아이들과 국민들이 염려되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국방력을 가지고도 지금껏 먼저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고 한다. 전쟁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조상들은 치열한 역사 속에서 폭력 대신 자유롭게 시위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어디든 갈등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어찌 보면 싸움도 애정의 변질된 형태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대립해도 미운 정은 무시 못한다. 북한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무시무시한 열정을 얼마나 안전하고 평화롭고 효율적으로 쓰는 것인가가 인류의 수준을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