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에필로그
『빛나지 않아도 괜찮았던 날들』은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브런치북이었습니다. 평소에 성찰하고, 관계에 대해 자주 생각하며 살아왔으니 편하게 쓸 수 있을 거라 믿었죠. 나 자신과 가족, 타인과의 관계를 편안한 마음으로 써내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브런치북 소개 글에 썼던 것처럼, 저는 여전히 그저 잘 지내는 척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난 여전히 힘들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이번 브런치북을 쓰며 다시 깨달았습니다. 내 안에 어떤 상처가 남아 있는지, 나는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지, 지금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 그제야 조금씩, 조심스럽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반짝이던 어느 날, 흐렸던 어느 날, 조용히 무너져 내렸던 어느 날. 그 모든 날들을 견뎌낸 순간들과, 그리고 여전히 버티고 있는 오늘의 나를 이 브런치북에 담았습니다.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
이 말은 어쩌면, 제 자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행복했던 기억도, 슬펐던 기억도, 자각하지 못했던 채 상처가 되어버린 기억도 한 줄 한 줄 기록하며, 조금은 저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빛나지 않아도 괜찮았던 날들을 지나온 저는 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삶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저는 오늘도 저답게 하루하루 잘 이겨내고 있어요.
이 글을 읽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빛나지 않는 하루를 묵묵히 버텨줘서,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게 잘 살아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인생의 여정에도 분명 빛나지 않는 날들이 수없이 찾아오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빛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 잘 버텨낸 당신에게, 따뜻하게 조용히 말해주세요. "토닥토닥, 오늘도 잘했어."
그대에게 다가올 빛나는 날도, 빛나지 않는 날도 모두 스스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