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섭섭박사 Jun 24. 2021

별이 태어나는 곳

반댈루행성의 밍맹몽 #4

지구는 별이 아니야

“저…, 정말 외계인이야!”

밍이는 허리가 유난히 긴 외계인 은디요를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맹이도 얼어버린 것처럼 4초간 멈춰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얏호! 정말 외계인을 만났다~! 아저씨, 저 사인하나 해 줄래요?”

밍이랑 맹이하고는 다르게 몽이는 혼자 들떠서 신나게 우주선을 뛰어다녔다. 아니 우주선이 아니지.

“흣흣흣, 그렇게 놀랄 필요는 없어요. 처음 봐서 그렇지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

외계인 말처럼 처음 봐서 그렇지 이상하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그럼 우리 특별 손님들에게 반대루 행성을 소개할게요. 우린 할 게 아주 많거든요.”

은디요의 말이 끝나자 방안이 갑자기 캄캄해졌다. 그리고는 천문대에서 본 플라네타리움처럼 반짝이는 별이 방안 가득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구인들이 흔히 별이라고 부르는 건 항성을 말해요. 항성은 스스로 타면서 빛을 내는 천체라고 지구인들은 정의하죠.”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방에 유난히 밝은 별들이 나타났다. 태양계였다. 

“여러분들이 살고 있었던 은하에는 태양이 항성이에요. 다른 천체는 행성이라고 부르지요. 엄연히 따지면 태양만 별인셈이지요.”

뭐야. 그럼 푸른 별 지구란 말은 잘못된 거네. 밍맹몽은 마치 우주선 없이 우주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은디요가 이끄는대로 따라 날아갔다. 수많은 별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아름다운 푸른색을 띠는 지구가 나타났다. 은디요는 설명을 계속했다.

“항성만 별이라면 그럼 지구는 별이 아니란 말이에요? 말도 안 돼!”

지구가 항성이 아니라는 말에 밍이가 갑자기 지구편을 들면서 말했다.

“안타까워하지 말아요. 지구를 무시하는 건 아니니까요. 지구는 우리가 가장 많이 연구해 온 행성이에요. 사실 지구로 파견된 우리 연구원도 아주 많이 있어요….”

“네? 그럼 지구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는 거예요?”

밍맹몽은 갑자기 몸에 소름이 끼쳤다. 맹이는 갑자기 두꺼운 안경을 끼고 코를 자주 푸시는 수학 선생님이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지구는 여기 반댈루 행성과 99광년 정도 떨어져 있어요. 1광년이 9조 4608억Km 정도니까 떨어져 있으니까 936조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보면 되지요.”

“네에~? 936조Km? 우와! 우주가 그럼 얼마나 넓은 거야?”

맹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현재 지구인들이 측정할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약 300광년 정도랍니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요? 우주의 끝은 아직 우리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답니다….”

“헉! 우주의 끝이라고요?”        

  

귀여운 아기 반댈루 행성의 탄생

“그럼 이제 우리 반댈루 행성에 대해 알려 드릴게요.”

워프라고 하지. 영화에서 본 것처럼 갑자기 우주선을 타고 빠르게 공간이동을 하는 것처럼 화면이 하얗게 되더니 어느새 다시 캄캄하고 희뿌연 천체가 가득한 우주 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저기 안개처럼 희뿌옇게 보이는 곳이 성운입니다. 성운은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천체예요. 저곳이 사실 별이 탄생하는 엄마의 자궁 같은 곳이에요. 반댈루 행성도 저곳에서 태어났죠.”

은디요는 갑자기 눈망울이 촉촉해졌다. 

“별도 태어나는구나….”

밍이가 말했다.

“성운에 안에 있는 물질들은 서로 뒤엉키고 충돌해요. 특히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추운 지점에서는 입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이게 된답니다. 성운의 밀도가 가장 높아지는 곳에서부터 중력이 점점 커지게 되는 거예요….”

방 안에 있는 화면은 마치 눈앞에서 행성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외계인 은디요의 말대로 움직였다. 희뿌연 물질들이 어느 한 지점에 뭉치더니 마치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라지는 것 같더니 한 덩어리가 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중심으로 모든 물질을 끌어들이게 된답니다. 아주 추운 곳이지만 엄청나게 뜨거운 열이 발생해요. 온도가 1000만 도 이상 올라가면 별이 태어나는 거예요.”

갑자기 화면에서 엄청난 빛이 나왔다. 밍맹몽은 눈을 똑바로 뜰 수가 없었다. 

“으악! 눈이 안 떠져!”

밍맹몽은 동시에 소리를 쳤다.

“이렇게 탄생한 별이 반댈루 태양입니다. 우리 반댈루 행성의 어머니지요.”

은디요는 눈이 부시지 않은지 밝은 빛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아직도 눈가에는 촉촉한 눈물이 젖어있었다. 맹이가 살짝 실눈을 떠보았다. 그러자 빛이 나는 중심 주변으로 뭔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주변의 물질들이 충돌하고 합쳐지면서 하나하나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는 화면에 아주 귀여운 초록색 행성이 하나 보였다.

“우와~, 정말 귀엽다~! 마치 지구 같은데?”

저절로 미소가 나오게 하는 아름다운 행성이었다. 지구와는 달리 초록색을 띠고 있었다.

“저게 바로 지금 여러분들이 있는 반댈루 행성입니다.”

잠깐만.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밍맹몽은 분명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가고 있었고. 여기가 반댈루 행성이라면 우주선이 이름도 모르는 행성에 떨어졌다는 뜻인가. 아니면 이 허리가 유난히 가늘고 긴 외계인들이 밍맹몽을 납치한 건가.


<Part5에서 계속>

이전 03화 반댈루행성의 은디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