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5
숨겨진 반댈루 행성의 비밀
“정말 우주는 아름다워, 반댈루는 정말 아름다운 행성이에요.”
맹이는 어느샌가 반댈루 행성에 푹 빠져 버렸다. 허리가 유난히 가느다란 은디요도 이제는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하라쇼~, 하라쇼~”
몽이와 밍이도 사실 마찬가지였다. 러시아 우주인처럼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발랄하게 춤추듯 뛰어다녔다.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이제 지구 따위는 잊은 지 오래된 것만 같았다.
“우리 지구도 좋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행성에서 살면 정말 좋겠어요.”
밍이가 은디요에게 말했다. 하지만 은디요는 미소 대신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생각처럼 그렇지 않아요….”
방안 가득 비추고 있는 영상이 은디요 마음을 대신하는 것처럼 심각한 분위기로 변했다. 초록색으로 반짝이던 반댈루 행성이 점점 빛을 잃어 갔다. 처음에는 아주 밝은 초록빛이었다면 지금은 마치 곰팡이가 피어 검고 얼룩해진 탁한 녹색이었다.
“무…, 무슨 일이죠? 은디요.”
밍맹몽은 심각해진 분위기에 몸이 떨렸다. 다시 소름이 돋았다.
“별은 저렇게 태어나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죽는답니다.”
은디요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네에? 별이 죽는다고요? 어떻게 별이 죽어요?”
왁자지껄 웃고 떠들던 몽이도 표정이 싹 변했다. 은디요는 고개를 들면서 말을 계속했다.
“지구의 태양이나 반대루 태양과 같은 항성은 수소를 태워서 그 생명을 유지한답니다. 하지만 수소는 영원히 타는 게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 수소를 모두 태우면 생명을 잃게 되지요.”
“그…, 그럼 어떻게 되나요?”
맹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방안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왜 그러지?”
밍맹몽은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난리가 났다.
“으악. 사람 살려~!”
하지만 은디요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설명을 계속했다. 마치 허공에 떠있는 어떤 존재같았다. 외계인은 확실히 지구인과는 달랐다.
“반댈루은하에 있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태양보다 훨씬 큰 항성이에요. 지구 태양보다 훨씬 먼저 수소를 태운답니다.”
“그럼 반댈루 행성이 지구 태양보다 빨리 죽는 거예요?”
“태양이 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나요?”
맹이와 몽이는 서로 부둥켜안으면서 말했다.
“수소를 모두 태운 반댈루 태양은 온도가 내려가면서 붉은색을 띠게 돼요. 그리고는 점점 부풀어 올라 적색거상이 되지요.”
흔들리던 방안이 갑자기 멈췄다. 마치 태풍의 눈에 들어온 것처럼 고요했다.
“그리고는…. 폭발해 버리지요….”
은디요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밍맹몽은 큰 충격을 받으면서 튕겨 나갔다. 그리고는 온몸에 공중에 뜨는 느낌이 들었다.
“으…, 살아 있는 건가….”
“에휴…,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또다시 화면에 반댈루 행성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습이 조금 달랐다.
“어? 반댈루 행성이 조금 다른 모습이네요.”
몽이는 여전히 몸이 공중에 뜬 채 말했다.
“사실 우리는 반댈루 태양이 사라질 것에 대비해서 오래전부터 준비해왔어요. 그래서 마침내 반댈루 행성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마치….”
“마치…. 우주선처럼 말이죠?”
밍이가 눈에 힘을 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있어요.”
은디요가 고백하듯 말했다.
“이미 수천 년 전에 조상들이 반댈루 행성을 우주선처럼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나 조정하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해놓았지요. 그리고 그 잠금장치를 풀 사람은….”
“사람은…?”
“하늘의 별에서 내려 온 세 사람이라는 전설로 남아 있어요.”
은디요 말처럼 반댈루 행성의 어느 동굴벽화에 새겨져 있는 세 사람 전설이 담긴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서…, 설마 그 세 사람이 우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밍이는 살짝 어색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당신들은 반댈루 행성의 비밀을 풀어 줄 전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