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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붕어 Jun 16. 2024

24年 6月 7日

나주 공산면에는 구수봉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다. 그 산은 코스에 따라 짧게는 15분, 길게는 1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구수봉에는 돌로 쌓아올린 소원 탑이 여러 개 있다. 나는 소원탑을 발견할 때마다 그 주변에서 작고 납작한 돌멩이를 찾아 가장 높은 곳에 돌멩이를 얹으며 소원을 빈다. 

지난 겨울에는 부산 금정구 청룡동의 범어사에 가서는 보이는 불상마다 기도를 하느라 바빴다. 공양은 하나도 드리지 않고 바라는 것만 그 앞에서 줄줄 읊고 내려오는데  고양이 열 마리를 봤다. 고양이는 내가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는데도 도망가지 않았다.

어제는 성모마리아상 앞에 떠둔 물을 새 물로 바꿔놓았다. 그 물이 담긴 컵은 뚜껑이 있는 컵인데 처음에는 먼지가 들어갈까 뚜껑을 닫아두었다가 친구가 보고는 열어두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길래 열어두고 있다. 뚜껑에는 묵주를 담아놨다. 모두 할머니가 쓰던 것들이다.

며칠 전에는 온 가족이 모여 엄마 생일 파티를 했다. 오빠가 사 온 커다란 초코케이크에 초 하나를 꽂아두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촛불을 끄기 전에 엄마가 소원을 빌었다. 엄마의 소원은 초에서 촛농이 떨어질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다 보고 배우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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