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 March 2024
10 March 2024
일요일엔 블로그 하러 캐나다 워터 라이브러리. 도서관이 주말에는 일찍 닫는다. 때문에 근처 카페 갈 곳 없나 찾다 간 요가 센터에서 하는 카페. 아늑한 느낌도 좋고 팔고 있던 비건 빵과 음식도 좋았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문을 닫았다.
11 March 2024
재택했던 월요일, 이 날 저녁에는 당시 한참 브리치즈에 빠져있어서 브리치즈와 포도, 그리고 와인을 마셨다. 당시 보던 시리즈는 <노멀 피플>. 두 신예 배우가 연기도 잘하고 매력도 있다. 시리즈 정서도 딱 영국.
12 March 2024
퇴근하고 친구랑 무용 공연장(댄스 시어터)인 새들러 웰스에 웨인 맥그러거 공연 Autobiography (v95 and v96)을 보러 갔다. AI에 빠져있는 웨인이라 이 안무도 역시 AI 가 짠 안무와 음악으로 이루어졌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좋았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현대무용가 친구는 쇼킹이라고 표현하더라. 무용가나 안무가에겐 이런 시도가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다 싶었다.
13 March 2024
재택 후엔 센트럴로 연극을 보러 갔다. 지하철에서 발견한 메타 광고. 트레이닝을 가상현실로 받을 수 있다는 광고인데 의료분야에 하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나 싶었음. 정말 세상이 무서운 속도로 바뀌어간다.
공연 전 친구랑 버블티 사러 갔다가 한국식 꽈배기 같은 빵도 팔길래 시도해 봤다. 안에는 타로 소가 들어있었고 식감은 꽈배기 같긴 했는데 너무너무 기름졌다. 봤던 연극은 <더 크라운>의 찰스 왕이자 <닥터 후>의 주인공, 맷 스미스의 주연했던 An Enemy of the People(민중의 적)
내용은 정치적이었는데, 연설을 하는 장면에서는 진짜 연설장에서 연설을 하듯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무대를 바꾸는 방식도 특이했다. 거대한 칠판을 무대에 두고 공간이 바뀌면 직접 칠판에 적힌 글과 그림을 바꾸거나 추가하면서 바꾸었다. 강아지 출현도 너무 귀여웠고 안 짖고 연기 잘하더라. 남자 배우만 보고 예약했는데 여배우도 사실 내가 너무 재밌게 본 <블랙미러> 시즌 1 2화 1500만 메리트(Fifteen Million Merits)와 다운튼 아비에서 막내를 연기한 제시카 브라운 핀들리가 나와 너무 좋았다. 특히, 다운튼애비에서 시빌 역이 당시 시대의 여자보다 진보적이고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페미니스트였는데 이 연극 성격도 비슷해서 배우가 본인 주관이 그래서 그런 역들을 선택하고 있는 건지, 영국인들이 봤을 때 배우가 그런 인상을 가진 건지 궁금했다. 실물 후기는 두 배우 다 그냥 스크린이랑 똑같이 생김.
14 March 2024
해크니윅으로 출근한 날. 화요일마다 이스트로 출근해서 하필 그 날마다 닫는 이 비건 빵집을 그간 시도하지 못했는데 이날은 수요일이라 바람 쐴 겸 벤 이랑 나와서 사봤다. 여기 앞에 앉아서 같이 연애 얘기를 했던 것 같다.
퇴근하고는 친구랑 버몬지. 버몬지로 간 이유는 바로 밸런타인을 맞아 모로코북샵에서 마련한 큐피드 이벤트 때문. Single mixer(데이트할 사람을 찾으러 모인 싱글들끼리 어울리는 행사, 주로 바에서 열림)인데, 북샵에서 했다 보니 신청할 때 좋아하는 책을 적는 란이 있었다. 현명하고 매력 있는 남자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신청한 건데 아쉽게도 참가자는 게이와 여자뿐이었다. 그래서 주최자도 참여한 사람들도 서로 다 어색해하고 어이없어했음. 몇몇은 그냥 자리를 빨리 떴고, 어색함을 무마하러 여자애들이랑 스몰토크를 하던 친구도 결국 기 빨린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아쉬웠던 난 자리에 계속 남아있다가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게이 두 명과 여자애 두 명과 친해졌다. 서로 재밌게 읽은 책 얘기도, 연애 실패담과 현타오는 런던의 연애 시장과 남자들의 무책임함에 불만을 토로하다 헤어졌는데, 나름 재미있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