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멋모르고 올랐다
딱히 좋아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싫어한 것도 아니었다
힘들게 오르고 보상받는
멋진 풍경도 아니었다
흐르는 땀방울의 고요한 외침이
어느 날 이 모든 이유 아닌 이유들을
새롭게 했을 때 나는 인생을 보았다
마냥 힘들지 만은 않았다
곧 숨이 막힐 듯 눈앞이 하얘질 때도
오르는 길이 너무 험해 무섭고 두려웠을 때도
그 오르막 끝엔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낙엽 깔린 능선이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쓰러진
나무 등걸이 놓여 있었다
그렇게 잠시... 또 잠시...
끝까지 산을 오를 수 있게 이어주는
그 찰나의 징검돌을 밟고
나는 그렇게 늘 살아내고 있었다
어떤 산을 올라도 이제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은 숨차 오르며 흘리는 땀방울 끝에
항상 쉼을 주는 희망의 푸른 바람이
기다리고 있기에 주저앉아 포기하려는
절망의 시간이 더욱 짧아졌다
삶의 희로애락을 품고 있는 그 모습이
내가 오르고 있는 인생이라는
산과 참 많이도 닳았다
정상을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산에
도달하기까지 나는 오늘도 산을 오른다
푸른 쉼을 주는 징검돌을 밟고
또 언젠가 마주할 정상석의 희망을 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