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시간을 잘 써야 할까?
시간을 어떻게 해야 잘 쓰는 것일까? 이 생각은, 내게 시간 여유가 생기며 점차 고민하게 되었다. 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잘 보내는 건지 머리를 싸맸다. 자기계발서 등에서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써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이 뭔가, 다 와닿지는 않았다.
시간은 소중할까? 소중하다
시간을 잘 보내야 할까?
나의 대답은, '잘' 보낸다는 게 무엇인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모든 시간을 다 생산적으로 보내는 것이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라면, 나는 꼭 시간을 잘 써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단 모든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활이 계속 팽팽하면 끊어지듯, 우리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시간을 아끼고 '잘' 보내야 한다는 강박은, 괴로움을 준다.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그날그날의 길이다. 그 순간이 괴롭고 힘들다면, 아무리 좋은 미래가 날 기다린다 해도 시간을 잘 보내고 있지 못한 것이다. 특히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것이,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채찍질하면서, 이상적인 사람이 아닌 나를 탓하는 것은 아무 효용이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실수를 하고 가끔 이상한 방향으로 잘못 빠져들어가 되돌아가야 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그게 사람 아닐까? 좌충우돌할 수도 있지만, 그때 그때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내가 좋아하고 가슴이 뛰는 것을 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즐거움을 추구해야 하는가? 이왕 사는 것, 즐겁게 사는 게 좋지 않은가. 다만 미래의 기쁨에 대한 가능성을 파괴하는 현재의 쾌락은 즐거움일까? 한다면, 분명히 아니라고 본다. 무언가에 중독된 삶을 보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면 그 순간의 감정은 미래에 대한 불안 앞에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게 된다. 시간은 우리 앞에 길처럼 펼쳐져 있으며, 우리는 무조건 앞으로 걸어 나가게 된다. 멈추려고 노력해도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나의 결론은 이것이다.
이 순간을 사랑하자. 지금의 순간에 충실하고, 나의 방향성을 사랑하자.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시간과 나의 신체이며 이를 어떻게 운용할지는 나의 선택에 달렸다.
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한다 조언하고 싶지 않다. 우리 모두, 모든 시간을 완벽하게 살 수는 없다. 시간을 보내야 하는 방법에 답은 없다. 다만 현재를 충실히 살고, 현재를 사랑하자.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이 방향이 잘못됐다고, 무언가 안 좋다고 느끼면 서서 고민도 하자. 어떤 시간을 보내든, 시간은 흘러간다. 흘러간 시간에 자책하지 말고, 아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질 필요도 없으며, 다만 있는 그대로의 시간을 사랑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