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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로소 Jul 25. 2023

The Real ME : D-99

100일 간의 '진짜 나' 끄집어내기 프로젝트


당신이 원했던 모든 것은
두려움의 반대편에 있다.

-조지 애더어



어릴 때부터 내 공간이 갖고 싶었다. 복작한 집을 벗어난 나만의 공간을

나를 혼자 있게 해주고 싶은 날이면 나는 집 앞 골목길들을 돌고 또 돌았다. 냇가 둑방길을 하염 없이 걸으며 사람들이 잘 지나지 않는 나만의 구석진 곳을 발굴했다.

그때는 희미한 가로등 아래 한 평 공간이 내 방이었다. 해 저문 놀이터의 그네가, 아파트와 아파트 건물 사이 틈이, 아무도 내리지 않는 버스 정류장이.

나는 그 방들에서 영감을 받곤 했다.

괜스레 서성서성대며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때 불렀던 노래들이 한음한음 기억난다.


내 공간을 갖겠다.

집이랑은 다르다. 집은 내게 집중의 공간이 아닌 휴식의 공간이다. 내 영혼을 키우기 위한 공간이 아닌 내 육신을 달래기 위한 공간이다. 나는 아직 더 크고 싶다.

내가 온전히 나 일 수 있는 공간을 가질 거다. 크기는 상관 없다.

그건 작업실일 수도, 샵일 수도. 작은 책방일 수도 있다.


비용에 대한 두려움도 아직은 있지만, 이 또한 아무렇지 않게 극복 되기를. 돌아 보았을 때 그 두려움을 이겨냈기에 내가 이렇게 성장했노라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길.


아무튼 나는 가질 수 없을 거라 포기했던 것 중 가장 절박한 걸 가져 보려고 한다. 단칸방 시절부터 내게 사치라 여겼던, 나만의 공간을.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울지 너무 설레어, 달콤한 냄새가 난다.



- 2023. 07. 24 / D-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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