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ONG Jan 06. 2022

회사 다니면서 내가 는 건 1

돌이켜보니 말이지, 직장생활은 한 글자의 단어로 정의되더라,

‘욕’의 정의는 이렇다.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을 지칭하거나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그런데 이 ‘욕’이라는 놈의 정체를 알고 나니 내가 모두 겪었던 상황이라 당황스럽다. 상황은 회사라는 공간에서 벌어졌다.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인격 따윈 개나 줘버리라는 듯이, 아랫사람의 잘못은 세상 큰일나는 일이라는 듯 사람의 자존감을 땅속 깊이 파묻는 ‘욕’이라는 놈은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날아와 꽂힌다. 온몸 구석구석에 꽂히는 횟수가 점점 늘어날 수록 아픔은 무뎌진다. 슬픈 일이다. 반대로 그 슬픔이 넘실거릴 때 욕받이 무녀가 된 당신의 나날이 발전하는 ‘욕’ 기술은 가히 절경이고도 장관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연마한 ‘욕’은 이렇게 애환이 담겨있다.


생계를 위해 직장생활을 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은 장담하건대 ‘욕’을 참 잘한다. 자연스레 ‘욕’이 늘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들이 내뱉는 ‘욕’은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고 찰지다. 만약 당신이 내성적이고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으나 속으로 반복 재생되는 ‘최애 욕’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있으리라.


이제 아무것도 몰랐던 사회 초년생 조무래기 시절의 나는 저 멀리 안녕하고 영리하고 영민하게 욕을 하며 받은 만큼 돌려주는 건 어떨까 한다. 빡친 마음을 담아 띄어쓰기, 억양 변경, 돌려 까기, 외국어 전법 등 방법은 다양하다. 회사 다니면서 늘어난 ‘욕’ 기술은 써먹어야 제 맛이다.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이런 십팔-세기 잇힝

가 족같은 우리 부장님 헿

어익후, 날-씨↗바↘라 차-암 좋네-

겟세끼, 게시끼, 싯세끼, 이세끼 (= 결석, 경치, 질책, 유적)

아 정말 주옥같네요 (하하하)

변죽에 죽방을 날릴 후레지아 조팝나무 같은 식물을 좋아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을 다스리는 3초의 마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