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습에 대해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결국 일관성 있게 학습을 시키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화살은 날아온다.
아까도 지인에게 "내가 문제다."라고 토로하고 집으로 왔는데
그 후에도 한참을 빗속에서 놀다가 흠뻑 젖어 온 아이.
우산을 가지고 어떻게 놀았는지 완전히 망가져 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데 미끄러지거나 다치지 않고 집에 돌아왔으면 됐지 뭐.
뭐가 중한디?
학습지 하나 시작하려 하니 진단평가 앱을 핸드폰으로 보내주신다.
그런데 PC나 태블릿으로 풀어라고 한다.
태블릿이 상태가 안 좋아 안되고 결국 PC로 풀어야 하는데
아이는 목욕하고 나와서 노곤한 지 아무것도 못하겠단다.
휴
유아기 때 등원거부가 심했던 아이라 학교만 잘 가도 바랄 게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학교는 잘 가는데
학습적인 면에서 슬슬 걱정이 몰려온다.
수학 문제를 울면서 풀다가 잠들었다 하는 아이 친구.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그 정도로 집에서 시켜야 하는데 난 그렇게 못하고 있다.
아이의 친한 친구들은 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놀이터에 전세를 내고 놀고 있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는 것을 나도 알지만
이렇게 놀다 보니 숙제 한번 시키기도 어렵고 학원 다니는 아이들과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목표는 대학이라고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기에
한 곳만 보고 달려가게 되는 시스템이다.
연산을 나보다 더 잘 해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다른 길은 없을까.
조금 다르면 안 되는 걸까. 잠시 생각해 본다.
그게 싫으면 내가 떠나야지.
뭐가 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