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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Mar 03. 2021

시인에게

당신이 살고 있는 아득한 별세계로 나를 초대해주오

시인에게 

                                                                                   임정훈


시인이여, 

당신이 살고 있는 아득한 별세계로 나를 초대해주오


빛이 달아나지 못하게 검은 이불을 덮어 두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무한히 공존하는 

그 세계에 나를 살게 해 주오.


물결의 사소한 일렁임에도

폭풍의 거친 몰아침에도 

깨지 않는 적막을 주오.


세상 만물이 제 이름을 두고

나날이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깨달음의 이유를 주오


그곳에 영원히 살고 있을

천 개의 눈과 손을 가진 관세음보살과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의 굴레 속에 갇힌 시지프스


오늘 밤도 당신의 세계로 건너가

그들을 마주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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