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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Nov 18. 2021

내 맘 같지 않던 시절


“20대를 어떻게 보내셨어요?”

며칠 전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잠시 망설이다 짧은 농담으로 대답을 마쳤다.


잘!


농담 섞인 대답이었지만, 반은 진심이 담겨있었다. 아니, 어쩌면 진심은 꽤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0대라고 하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그리 거창할 것까진 없었다. 생에 처음으로 내가 오늘 뭐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뿐이었다. 오늘, 내일, 한 달 후, 일 년 후… 그렇게 할 일을 만들고 그걸 하면 됐다. 물론, 계획했던 것보다 계획하지 않았던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났고, 마음이 생각을 따라주지 않던 순간들이 더 자주 있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같이 웃고 울고.

계절의 변화를 눈에 담고, 손으로 만지고.

많은 것이 서툴렀고, 처음이었던.

그 모든 순간들의 이름.


돌이켜보면 결국,

내 맘 같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그래서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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