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랜딩이 필요한 시대
"퇴직 후에 뭐 하세요?"
회사 생활 20년 차가 넘으면 누구나 한 번쯤 받는 질문입니다.
대부분 이렇게 답하죠.
"글쎄요, 그때 가봐야 알겠죠."
"재취업이나 알아봐야죠."
"치킨집? 농사? 하하하..."
농담처럼 던지지만, 사실 마음속은 불안합니다.
월급이 끊기는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두 가지 선택지를 떠올립니다.
재취업 또는 생계형 창업.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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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퇴연구소 조사 결과를 보면, 50~60대 중장년 퇴직자 절반 이상이 퇴직 후 2회 이상 재취업을 했습니다.
• 평균 구직 기간: 5.1개월
• 새 직장 평균 재직 기간: 18.5개월
5개월 구직 → 18개월 근무 → 퇴직 → 다시 5개월 구직...
"일단 어디든 들어가서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재취업을 하지만, 현실은 2년도 못 버티고 다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왜 그럴까요?
20년 넘게 팀장, 부장으로 일했던 사람이 중소기업 대리급으로 들어갑니다.
연봉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상사는 자기보다 10살 어립니다.
업무는 익숙하지 않고, 조직 문화는 낯설기만 합니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출근길이 무겁습니다.
그렇게 18개월을 버티다가, 결국 다시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5개월 동안 구직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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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는 것보다 장사가 낫겠지."
"프랜차이즈면 본사에서 다 도와주잖아."
하지만 은퇴 후 창업한 10명 중 6명은 3년 안에 가게 문을 닫습니다.
20년 넘게 쌓아온 경력과 전문성을 버리고, 전혀 해본 적 없는 자영업에 뛰어드는 건 60살에 처음 정글에 던져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제 선배 한명은 대기업 임원 출신입니다.
퇴직 후 카페를 창업했습니다.
가맹비 5천만 원, 인테리어 3천만 원, 보증금 5천만 원... 퇴직금의 상당 부분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사람들이 안 와요. 근처에 스타벅스도 있고, 이디야도 있는데... 내가 아무리 커피를 잘 만들어도 사람들은 브랜드로 가더라고요."
그는 1년 동안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빵을 굽고, 밤 11시에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적자는 계속 쌓였고,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년 임원 경력은 카페 운영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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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를 보면 더 명확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27세부터 흑자 인생을 시작해 41세에 정점을 찍고, 59세부터 적자로 돌아섭니다.
즉, 젊은 시절 벌어놓은 돈으로는 59세 이후의 긴 인생을 버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100세 시대입니다.
퇴직 후 최소 30년, 길게는 4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퇴직금이 5억이라면?
월 350만 원씩 쓴다고 가정하면, 12년이면 바닥납니다.
월 500만 원이면? 8년 반이면 끝입니다.
그 이후는?
연금에 의존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60만 원 수준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것이 40~50대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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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랜딩'이란 퇴직 후 추락하지 않고 부드럽게 착지하는 전략입니다.
• 재취업 ❌
• 생계형 창업 ❌
• 20년 이상의 직장 경력 및 전문성을 바탕으로 내 이름으로 일하기 ✅
회사 다닐 때 쌓은 전문성과 네트워크로 퇴직 후에도 프리랜서, 컨설턴트, 전문가로 활동하거나,
전문성을 활용한 창업(정부지원제도 활용)을 하는 것.
이것이 제가 제안하는 소프트랜딩입니다.
재취업처럼 남의 조직에서 작아질 필요도 없고, 생계형 창업처럼 전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지난 20년간 쌓아온 것을 그대로 활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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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말이야 쉽지, 현실적으로 가능해?"
당신의 의심이 이해됩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을 보면, 실제로 소프트랜딩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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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30년 근무 후 퇴직.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1인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첫 해 소득: 1,200만 원
"솔직히 처음엔 막막했어요. 어디서 일감을 구할지 몰랐죠.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찾을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여러 자영업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묻고 배웠습니다.
정부 프로그램 멘토, 컨설턴트로 들어가서 부딛히면서 좌충우돌 했습니다.
2년 차 소득: 2,800만 원
"1년 차에 했던 컨설팅 고객들이 만족해서 다른 업체를 소개해줬어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니까 일이 조금씩 계속 들어오더라고요."
K씨는 지금 3년 차입니다. 올해 예상 소득은 5,000만 원이 조금 넘을 것 같습니다.
회사 다닐 때 연봉의 50%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향후 2년 내 70%까지 회복 예상이고, 70세까지는 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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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회사에서 20년간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회사 다닐 때: 책을 출판
퇴직 5년 전, L씨는 자신의 20년 경험을 담은 『실전 품질관리 가이드』를 출판했습니다.
"주말마다 카페에서 조금씩 썼어요. 2년 걸렸죠. 출판사는 제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설득했습니다."
책이 나오자, 제조혁신협회 등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회사 다닐 때: 휴가를 활용해서 강의
"처음엔 연차 쓰고 갔어요. 반차, 연차 쓰면서 1년에 5~6번 정도 강의했습니다.
회사에는 개인 일정이라고만 했죠."
강의가 쌓이면서 평판이 생겼습니다.
기업 교육 전문 플랫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일정 수준 도달했을 때 퇴직
"2년 정도 강의를 하다 보니, 연간 1,500만 원 정도 부수입이 생기더라고요.
'이 정도면 퇴직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L씨는 퇴직 후 전업 강사가 되었습니다.
현재: 연 5,000만 원
"대기업 사내 교육이 주력입니다.
1일 강의료가 50~200만 원 정도 되고, 연간 50~60회 정도 강의합니다."
L씨는 회사 다닐 때보다 일을 더 하고, 강의료가 상승하면 더 많이 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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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금융회사(은행, 카드사)에서 일했습니다.
퇴직 후 벤처투자자, 컨설턴트, 작가, 강연자로 활동 중입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사실 저는 회사 다닐 때부터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5~6년간 오픈이노베이션 업무를 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저만 특별해서 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K씨도, L씨도, 그리고 제 주변의 많은 분들도 소프트랜딩에 성공했습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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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생각해봅시다.
당신은 퇴직 후 얼마나 벌어야 할까요?
월 350만 원: 최소 생활비
•주거비, 식비, 통신비, 보험료 등 기본 생활비
•여유는 없지만 버틸 수는 있는 수준
월 500만 원: 안정적 생활
•기본 생활비 + 여가 활동비
•가끔 외식하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수준
월 1000만 원: 여유 있는 생활
•회사 다닐 때와 비슷한 수준
•자녀 지원, 노후 저축도 가능한 수준
당신은 어느 수준이 필요한가요?
목표를 정하세요.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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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준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겠네. 퇴직하면 컨설턴트나 강사를 해야지."
하지만 기다리세요.
퇴직 후 갑자기 시작하면 안 됩니다.
K씨도, L씨도, 저도 모두 회사 다닐 때부터 준비했습니다.
K씨는 퇴직 3년 전부터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공부했습니다.
퇴직 1년 전부터 지차제, 창업진흥원 등에서 무료 컨설팅을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이 도와달라고 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지원했습니다.
L씨는 퇴직 5년 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퇴직 2년 전부터 휴가를 활용해 외부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퇴직 6년 전부터 스타트업 멘토링을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초기 2년은 소극적이었습니다.
회사 업무가 바빠서 형식적으로만 했죠.
하지만 2년 후부터 달라졌습니다.
업무상 스타트업과 투자기관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소통했고, 진정성 있게 협업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조금씩이지만 스타트업 투자를 개인적으로 했습니다. (업무 관련성 없는 분야로)
흥미로운 점은, 투자는 제가 일했던 핀테크 분야가 아니라 잘 모르는 반도체, 바이오 등에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해당 섹터를 학습했습니다.
퇴직 후에 갑자기 시작하면, 첫 해는 거의 수입이 없을 수 있습니다.
고객도 없고, 평판도 없고, 포트폴리오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 다닐 때부터 준비하면?
퇴직하는 순간부터 바로 소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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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준비할까요?
(구체적인 방법은 Part 3 "강점을 돈으로 바꾸는 법"에서 자세히 다룰 것입니다. 여기서는 개념만 이해하고 넘어가세요.)
핵심은 "회사 내부에서 시작하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부 강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외부 강의는 처음엔 누가 시켜주지 않습니다.
한국인에게 강의는 생각보다 큰 허들입니다.
이렇게 작게 시작해서, 퇴직 전 5~10년 동안 천천히 확장해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퇴직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준비된 상태입니다.
고객도 있고, 평판도 있고, 포트폴리오도 있습니다.
이것이 소프트랜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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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저는 이렇게 할 것입니다.
40세부터 작게 시작할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대외 업무에 적극 지원하고, 외부 미팅이 들어오면 진정성 있게 대응하고,
명함 떼고 만나는 모임에 참석하고, 나의 강점을 꾸준히 분석하고 기록하는 것.
"외부 강의"나 "컨설팅"은 그 다음입니다. 한국인에게 강의는 생각보다 큰 허들입니다.
처음엔 누가 시켜주지도 않고요.
회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이렇게 10년을 준비했다면?
퇴직하는 순간, 나는 이미 전문가가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퇴직 후 3개월의 혼란도 없었을 것이고, 첫 해부터 안정적인 소득을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당신이 지금 45세라면, 아직 10년이 남았습니다.
당신이 지금 50세라면, 아직 5년이 남았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작게라도 시작하세요.
퇴직 후 추락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소프트랜딩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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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장 예고:
"난 언제까지 생산적인(필요한) 사람일 수 있을까?"
경제적 불안을 해결했다면, 이제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갈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