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
브랜딩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어디를 가든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한다.
카페에 가면 메뉴판을 유심히 본다. 거리를 걸으면 간판 하나하나를 체크한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때마다 노트에 적는다.
"왜 저 브랜드는 성공했을까?"
"저 로고는 왜 눈에 띄지?"
"이 색감은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끊임없이 탐구한다. 그리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고, 기존 브랜드를 평가한다.
『강점 발견』(김봉준·장영학, 2020)에서 저자들은 노희영 대표를 이렇게 설명한다.*
"만일 노 대표가 이 강점(탐구)보다 자신에게 부족한 면을 보완하는 데 시간을 썼다면 어땠을까? 모두가 인정할 만한 탁월한 성과와 뛰어난 브랜드가 그에게서 탄생할 수 있었을까?"
*(출처: 『강점 발견』, 김봉준·장영학, 2020, p.서문)
노희영은 약점을 보완하지 않았다. 대신 강점(탐구, 창조, 평가)에 올인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딩 전문가가 됐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김부장 이야기"를 보고 있다.
30년 가까운 직장 생활.
부장까지 올라갔지만 승진에서 밀렸고, 회사는 그에게 명예퇴직을 권한다.
그 순간 김부장은 깨닫는다.
"나는 회사에서 무엇을 잘했지?"
열심히 살았다. 상사 말 잘 듣고, 회식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출근했다.
그런데 정작 퇴직을 앞두고 보니, 회사 밖에서 쓸 수 있는 게 없다.
노희영과 김부장의 차이는 뭘까?
강점을 알고 극대화했느냐, 모르고 살았느냐.
김부장 드라마가 직장인에게 주는 레슨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거다.
"조직에서의 생존과 실질적 성장은 다른 게임이다."
조직에서 승진하려면?
성과도 중요하지만, 관계, 정치력, 로열티, 타이밍이 필요하다.
누가 나를 밀어주는지, 어느 부서에 있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맡았는지. 이런 것들이 승진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게 당신의 실질적 역량을 키워주진 않는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과 회사 밖에서 인정받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회사 타이틀과 직함이 만들어주지만, 후자는 당신 개인의 전문성과 콘텐츠가 만들어준다.
그래서 퇴직 5~10년 전부터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회사를 떠나도 나는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는가?"
201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는 치열한 인재 경쟁 중이었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모두가 최고의 인재를 원했다.
그때 페이스북 HR 담당자 로리 골러(Lori Goler)는 다른 전략을 썼다.
입사 교육을 마친 직원들에게 자신이 일하고 싶은 팀을 선택하게 했다.
"당신의 강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개발자 중 누군가는 데이터 분석팀을 선택했다. "나는 탐구와 평가 강점이 강하니까."
누군가는 제품 기획팀을 선택했다. "나는 창조와 추진 강점이 강하니까."
누군가는 커뮤니티 매니저를 선택했다. "나는 사교와 동기부여 강점이 강하니까."
결과는?
페이스북은 하나의 조직이 저마다의 강점을 지닌 인재들로 똘똘 뭉치게 됐다.
그리고 치열한 인재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출처: 『강점 발견』, 제6장 '강점으로 인재 전쟁에서 승리한 페이스북', 2020)
페이스북이 이긴 이유는 간단했다.
"각자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했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 중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
"김 팀장, 이건 좀 부족해요."
"이 부분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약점을 극복해야 승진할 수 있어요."
회사는 늘 약점을 보완하라고 말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그래야 승진할 수 있다고.
그런데 퇴직 후엔 다르다.
퇴직 후 시장은 당신의 약점에 관심이 없다.
당신이 무엇을 못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당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만 중요하다.
실제로 "강점 발견"(김봉준·장영학, 2020)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실패하지 않고 싶다면 약점을 보완해야 하지만, 크게 성공하고 싶다면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하지?"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Chapter 7에서 우리는 본성을 찾았다.
20년 동안 반복해온 그 일. 그게 본성이었다.
이제 한 단계 더 들어간다. 본성을 구체적인 강점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여러 강점 진단 도구가 있다. CliftonStrengths(구 StrengthsFinder), VIA Character Strengths, MBTI 등. 각자 장단점이 있고, 당신에게 맞는 도구를 선택하면 된다.
나는 내가 최근에 진행했던 TANAGEMENT(태니지먼트) 강점 진단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실제 나는 이 검사 및 진단 이후, 마음이 편해졌다.
내 강점에 대해 보다 뚜렷하게 알게되었고, 내가 약점을 보완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강점에 쓰게 됨으로써 삶이 한결 더 윤택해졌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도구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발현되는 강점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격 검사가 아니라, 일할 때 나타나는 강점을 진단한다.
TANAGEMENT는 강점을 8가지로 분류한다.*
*(출처: 『강점 발견』, 김봉준·장영학 저, 2020 / www.tanagement.co.kr)
1. 추진 (Propel)
일을 주도적으로 밀고 나간다. 계획보다 실행.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운다.
"일단 해보고 수정하자."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 팀의 엔진 역할을 한다.
2. 사교 (Social)
사람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 넓은 인맥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한다.
"저 사람 아는데, 소개해줄까요?"
관계망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강점이 있다.
3. 완성 (Complete)
하기로 한 일은 제대로 끝낸다. 세부사항까지 꼼꼼하게. 결과물의 품질에 집착한다.
"이 정도면 됐지"가 아니라 "완벽해야 한다"는 사람.
디테일에 강하고 실수가 적다.
4. 조정 (Organize)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관리한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성과를 만든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렇게 하면 더 효율적입니다."
운영과 관리에 능하다.
5. 평가 (Evaluate)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사실에 근거해 의사결정한다.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이 부분은 재고가 필요합니다."
냉정한 분석가.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인다.
6. 탐구 (Inquire)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는다. 깊이 있게 분석하고 연구한다. 계속 배우고 탐색한다.
"더 알아봐야겠어요."
리서치와 분석에 강하다.
7. 창조 (Ideate)
여러 정보를 조립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기존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본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혁신과 변화를 이끈다.
8. 동기부여 (Motivate)
팀원들에게 영감을 준다.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한다.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우리 할 수 있어요!"
팀의 사기를 높인다.
8가지 중 당신은 어디에 해당하는가?
중요한 건, 모든 강점을 다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2~3가지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게 바로 당신만의 차별화된 무기가 된다.
TANAGEMENT 진단을 받으면, 당신의 Top 6 재능과 비즈니스 강점이 나온다.*
*(출처: TANAGEMENT 강점 리포트, www.tanagement.co.kr)
내 경우는 이랬다.
Top 6 재능 (Talent)
문제발견 (Critic) - "문제를 개선하고 싶다"
퍼즐을 맞추듯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즐긴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개선 방법을 찾는다. 다른 사람이 놓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한다.
양성 (Coach) - "다른 사람을 양성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즐거워한다. 잠재력을 발굴하고 빛나게 하고 싶어 한다. 멘토링, 지원, 조언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효율 (Productive) -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고 싶다"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고 비교하며 최선의 선택을 한다. 복잡한 상황에서 최적의 전략을 수립한다.
달성 (Accomplish) -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해야 할 일을 찾고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꾸준히 일을 해나갈 때 만족감을 느낀다.
사교 (Social) - "다양하게 사귀고 싶다"
사람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 넓은 인맥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한다.
창의 (Ideate) - "새롭게 생각하고 싶다"
여러 정보를 조립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본다.
비즈니스 강점 (Strength)
나의 6가지 재능이 조합되어 실제 일할 때 발현되는 강점은 2가지였다.
완성 (Complete)
하기로 한 일은 제대로 끝낸다. 세부사항까지 꼼꼼하게. 결과물의 품질에 집착한다. 문제발견 재능과 결합되어, 높은 기준으로 일을 완수한다.
평가 (Evaluate)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사실에 근거해 의사결정한다.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효율 재능과 결합되어, 최적의 판단을 내린다.
40대 초반, 오픈이노베이션 업무를 배정받았다. 처음엔 막막했다.
그런데 7년간 이 일을 하면서, 나는 내 재능과 강점을 극대화했다.
문제발견 + 평가 강점
3,800개 스타트업을 만나며 문제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키웠다.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할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할지.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양성 재능 + 사교 재능
79개 기업을 선발하고 멘토링했다. 창업자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을 도왔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효율 재능 + 완성 강점
FUTURE9 프로그램을 7년간 운영하며, 매년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최적의 방법을 찾아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5년 연속 국내 1위, 민간기업 최초 중기부 장관상.
그리고 퇴직 후?
이 재능과 강점들이 그대로 수익원이 됐다.
"그럼 약점은 어떻게 하나요?" 좋은 질문이다. 약점은 보완하려고 하지 마라. 대신 관리하라.
홍익대학교 유일근 교수는 『강점 발견』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노력하는 자보다 더 강한 사람은 즐기는 자라고 한다. 후회 없는 인생과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같은 노력에도 더 크게 성취할 수 있는, 그래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강점을 우선 찾아야 한다." *(출처: 『강점 발견』, 유일근 추천사, 2020)
약점을 보완하려고 시간을 쓰지 마라. 그 시간에 강점을 더 키워라.
예를 들어, 나는 창조 재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Top 6에 들긴 했지만, 나보다 훨씬 더 창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기존 것을 분석하고 완성하는 게 더 강하다.
그럼 창조 재능을 키우려고 노력했는가? 아니다.
대신, 창조 강점이 강한 사람들과 협업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대부분 창조 + 추진 강점이 강하다. 그들의 아이디어를 내가 분석(평가)하고 완성(완성)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이랜드파크 윤성대 대표(TANAGEMENT 공동창업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인재들이 자신의 재능과 강점이 무엇인지 모른 채, 강점과 상관없는 직무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묻어둔 채 살아간다." *(출처: 『강점 발견』, 윤성대 추천사, 2020)
약점은 보완이 아니라 협업으로 관리하라.
당신이 약한 부분은, 그것이 강한 사람과 팀을 이루면 된다.
종이 한 장 꺼내라.
Chapter 6과 7에서 작성한 목록을 다시 보라.
공짜로 착취당한 일 50개. 그 일들의 공통점. 그게 당신의 본성이었다.
이제 그 본성을 8가지 강점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류해보라.
당신이 늘 하던 일이:
사람을 연결했다면? 사교
일을 끝까지 완성했다면? 완성
문제를 분석했다면? 평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면? 창조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 조정
정보를 찾았다면? 탐구
밀고 나갔다면? 추진
팀을 독려했다면? 동기부여
그리고 Top 3를 찾아라.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싶다면? TANAGEMENT 테스트를 받아라. (www.tanagement.co.kr)
다른 도구들도 있다. CliftonStrengths, VIA Character Strengths. 당신에게 맞는 도구를 선택하라.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자격증보다 강점을 먼저 파악했어야 했다.
나는 15년차까지 자격증을 많이 땄다. FRM, 경영지도사, 벤처캐피탈리스트 자격.
그런데 퇴직 후 보니, 자격증보다 중요한 게 강점이었다. 자격증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당신의 강점이다.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자격증 따는 시간의 절반을,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썼을 것이다.
평가 강점이 강하다면? 더 많은 심사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
사교 강점이 강하다면? 더 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을 것이다.
완성 강점이 강하다면? 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퇴직 후 훨씬 빠르게, 덜 두렵게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회사를 떠나면 명함이 사라진다. 직함도 사라진다.
하지만 강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40년 동안 키워온 그 능력. 그게 명함 없는 당신을 지탱해줄 뿌리가 된다.
김부장은 30년 직장 생활 끝에 깨달았다.
"나는 회사에서 무엇을 잘했지?"
당신은 퇴직 전에 깨달아라.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이 강점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
지금 당장 시작하라.
강점 진단을 받고, Top 3를 찾고, 그것을 퇴직 전까지 극대화하라.
당신의 강점이 퇴직 후 당신을 먹여 살릴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외향형과 내향형. 성향에 따라 수익화 전략이 완전히 다르다.
외향형은 사람을 만나서 돈을 번다. 내향형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돈을 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그리고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가?
Chapter 9에서 함께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