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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Dec 24. 2023

비행기 안에서

방콕 가는 비행기 안에서. 6시간 비행. 영화를 몇 편보다 더 이상 볼 것이 없어서 메모장을 꺼내 끄적여본다. 두 번째로 가는 아이와의 해외여행이다. 만 6세가 넘어서인지 6시간 비행도 저번보다는 수월한 느낌이다.

여행 멤버는 아이 한 명과 어른 다섯 명이다. 어른이 많고 부모님과 함께하니 관광과 식도락 힐링 여행이다. 우리 아이 말고 어린이가 한 명 더 있는 구성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지 못한 현실에 아이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형제자매가 있는 가족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의 친구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함께할 어린이가 있다면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하는 이번 여행의 시간들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

일주일의 여행계획은 아주 러프하게 짰다. 몇 년 전부터 해외여행 준비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부담스러워졌다. 비행기표, 숙소, 환전, 맛집, 교통 등 알아볼 것이 백만가지라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그래도 동생이 여행준비를 많이 해줘서 이렇게 떠날 수 있었다. 첫날은 늦은 오후도착이라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에서 쉴 예정이다. 둘째 날은 근처 공원과 쇼핑몰을 가려고 생각 중이다. 사파리투어와 반딧불 투어도 예약해 두었다.

사실 여행준비의 귀찮음 때문에 여행을 잘 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막상 가면 새로운 경험들이 재미있고 돌아와서의 일상에서도 생기가 느껴진다. 여행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구이자 일상 탈출구이다. 여행이 좋은 건 알지만 일상을 잠시 멈출 여유 있는 마음이 좀처럼 들지 않는 현실이다. 그래서 함께 여행 가자고 하는 사람은 좋은 친구이다.

아이는 비행동안 스파이더맨, 윌리, 포켓몬의 영상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오랫동안 영상 보는 것을 자제시켰는데 올해는 보고 싶으면 보라고 하였다. 거의 다섯 시간 정도를 보았다. 하루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여섯 시간 동안 좁은 곳에 앉아서 영상만 보았더니 좀이 쑤시고 답답하다. 곧 도착이다. 한국은
추운 겨울인데 방콕은 여름이다. 일주일 동안 광합성 많이 하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겁게 지 내다와야겠다. 첫날이 제일 설렌다. 준비하기 귀찮아도 새로운 곳에 가는 건 재밌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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