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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환 Oct 16. 2020

[소림사] 1980년, 스타탄생 이연걸!

이연걸의 소림사


소림사를 다룬 영화는 ‘황비홍’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만큼이나 많다. 소림사는 당연히 실재하는 절이다.  소림사를 다룬 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아마도 1980년에 나온 홍콩영화 <소림사>일 것이다. 바로 이연걸의 데뷔작품이다. 


 중국에서 가난하게 자라, 단지 그 이유 때문에 무예학교에 들어갔고, 또 어린 나이에 무술대회에서 출중한 기량을 선보여 영화계에 캐스팅 이연걸. 그는 나이 19살에 <소림사>의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중국이 마오쩌뚱에 의해 공산화된 후(1949년), 중국에서는 30년 동안 '오락영화'인 무협영화의 촬영이 금지되었었다. 그러다가 모택동 사후, 등소평이 복권하고 중국영화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1980년, 마침내 홍콩의 자본이 중국과 손잡고 <소림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중국 측은 무예에 출중한 배우들과 '소림사라'는 배경을 제공해 주었고, 나머지 기술과 자본은 모두 홍콩이 담당하였다. 국내출시 비디오를 보면 이연걸이 광동어(홍콩말)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더빙판인 것이다. 


이연걸의 영화 <소림사>는 역사적인 사실, 혹은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다. 당 태종 이세민의 등장과 소림사 승려들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열세 명의 무술 승려, 당나라 왕을 구하다’(十三棍僧救唐王)라는 이야기가 원전인 셈이다. 서기 618년, 당 고조 이연은 건성을 태자로 세우지만 병권은 이세민에게, 셋째아들 원길은 제왕에 봉함으로서 형제간에 벌어질 권력다툼의 씨앗이 뿌려진다.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세민은 이를 정탐하기 위하여 황하를 건너지만, 건성의 간계에 빠져 정국 왕인측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때 소림사 승려들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이 영화에서 법명이 각원(覺遠)인 소호(이연걸)는 수양제의 폭정 밑에서 아버지를 잃는다. 그는 관군을 피해 소림사까지 도망 와서는 도움을 청한다. 주지승은 소호의 눈매에서 살기가 있다며 처음에는 받기를 꺼린다. 하지만 사형과 사부의 도움으로 소림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소호는 마침내, 소림사 전래의 비기를 익히게 된다. 당시는 소림사 일대는 '왕인즉'이란 장군 밑에서 갖은 폭압정치에 시달리고 있던 때였다. 소호는 소림사 승려와 함께 이들과 맞서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 한다. 이 때, 그들은 이세민을 도피시켜준다. 이세민은 후에 황하를 넘어 중원을 평정하게 되고, 옛날 자신을 도와주었던 소림사 승려들을 포상한다. 소호도 마침내 세속의 인연을 끊고 불가에 귀의하게 된다.     


 영화 말미에 이세민이 13명의 곤승에게 자색 승려복을 하사하고 봉지를 내려주었다는 비석을 보여준다. 실제로 정관원년 貞觀元年 (서기 627년) 당 태종의 논공행상에는 이러한 기록이 있다.     


소림사는 오늘날 중국 관광의 명소가 변모했다. 이 사찰은 496년에 북위(北魏)의 효문제(孝文帝)가 창건한 것으로 허난성 덩펑현( 河南省登封縣)의 명산 쑹산(嵩山)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건물은 몇 차례 전란으로 소실되었고, 중건을 거듭한 아픔을 안고 있다. 달마대사 9년 면벽 수도를 하였다는 절이 바로 이 소림사이며, 바로 그 수도장소인 동굴은 오늘날에도 관광 명소이다.     


어쨌든 어려서부터 열심히 무술 연마만 하던 어린 소년 이연걸은 <소림사>와 함께 이소룡 사후 공백의 리얼액션 슈퍼 히어로가 된 것이다.     


1920년대 군벌들이 할거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림사 영화도 있다. 유덕화 주연의 <샤오린:최후의 결전>(원제:新少林寺)이란 작품이다.


오늘날 중국 관광코스 중에는 소림사를 거쳐 가는 코스도 있다. 지금 소림사의 주지(방장)는 석영신(释永信)이란 이 분의 비즈니스 감각은 탁월한데 소림사를 종교의 성지로만 키운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소림사제국 주식회사’로 만들어가고 있다. 당연히 ‘소림사’는 최고의 관광명소로 꾸며졌고, 상상가능한 ‘소림’ 상품이 다 나왔다. 소림무술은 기본이다. 지금도 하남성 등봉에 가보면 소림사 가기 전에 숱하게 많은 ‘소림 무술학원’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제2의 이연걸’, ‘내일의 성룡’이 되려는 수만 명의 무술희망자가 몰리고 있다. 소림사는 소림무술을 기반으로, 소림사에서만 전해져 내려온다는 ‘약’까지 내놓았고, 세계 각지에 소림사 분사를 세우기 시작했다. 


중국 사서에는 소림사가 두 군데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소림, 북소림으로 부른는데 일반적으로 허난성의 소림사가 북소림이고, 남소림은 복건성에 있었다고들 이야기한다. 복건성의 소림사 흔적 찾기는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여기저기서 “우리가 그 곳이다!”주장하는 사찰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지만 적어도 하남성의 소림사에서는 인정해 주고 싶지 않을 듯하다.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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