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지난 저녁부터 갑자기 머리카락들이 훅훅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왔구나.
아침 일찍 힐링햇에 전화를 걸어 쉐이빙 예약을 했다.
두상이 네모 납작한 여자 사람이라 민머리가 얼마나 흉할지 걱정은 개뿔.
어찌나 두통이 심하던지.
눈도 잇몸도 다 아파.
싹둑싹둑 위잉윙윙.
태어나 처음 보는 민머리 내 모습은 걱정만큼 나쁘지 않았다.
가발이 어색해서 그렇지.
가발 쓴 엄마를 본 딸은, “엄마 왜 머리 바꿨어요?”라고 연신 질문을 쏟아냈고,
비니를 벗겨 민머리를 보고는..
“헉!” (5초 정적)
“엄마 웃겨. 푸하하하하.”라며 웃어댔다.
웃긴 하는데 뭔가 마음에 걸리는 이건 뭐지.
밤새 아이가 기침을 하고 열이 38도까지 올랐다고 했다.
몸살 기운에 기절한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잠만 잤다.
생일이라고 아픈 건지
엄마 모습에 충격을 받은 건지..
생일날 아침.
등원 준비하느라 외출용 두건으로 바꿔 쓰는 엄마를 따라와 하는 말.
“엄마 왜 머이 해파리 됐네.”